나이가 들어도 "우리 아빠"

아빠가 좋아요

by 박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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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문득 아빠 생각이 났다.


엄마에게는 자주 전화하면서 아빠에게는 그러지 못했다. 내가 아빠를 찾을 때가 언제였던가 생각해 봤다. 엄마에게 전화 걸어 아빠의 안부를 물을 뿐, 아빠에게 직접 필요한 용건이 아니면 전화를 한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자 괜스레 미안했다.


내게 무슨 일이 있으면 달려오는 아빠인데, 나는 왜 먼저 아빠를 찾지 않는 걸까? 그 생각이 든 순간 바로 전화를 했다. 당연히 아빠는 놀라워했고, 무슨 일인지 물었다.


"내가 아빠한테 전화를 잘 안 한 것 같아서, 앞으로는 아빠한테 퇴근길에 전화하려고."

아빠는 낯선 내 말에 "네가 이제 철들었구나." 하며 웃었다.


둘째 날, 아빠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일 하는 중이라 바로 못 받았다며 전화가 왔다.

"아빠 바쁘면 전화 안 할게."

"아니야. 전화해."

아빠의 전화하라는 말이 목에 걸렸다. 어쩌면 아빠는 내 사랑과 관심을 기다렸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매일 아빠에게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퇴근할 때 전화를 한다고 했으니 아빠가 내 전화를 기다리고 반갑게 맞았다.


"어, 딸" 아빠가 날 부르는 소리에 힘이 느껴지고, 사랑이 전해졌다.


"오늘은 아들 교복을 맞추러 가요."라고 말하면 "교복이 얼마야?" 물으시는 우리 아빠.

"퇴근하는 중이에요."라고 전화하면 "퇴근이 늦어 배고프겠네. 어서 가서 밥 먹어라."라는 우리 아빠.


아빠와의 대화는 길지 않지만, 매일 전화를 드리며 내 안부를 전하고, 아빠의 안부를 묻는 짧은 시간 3분이 처음으로 자녀답게 살아가는 날 위한 시간이 된다. 그동안 못다 전한 아빠를 향한 내 사랑을 퇴근길 전화 한 통으로 모두 전할 수는 없지만, 그렇게 우리가 서로에게 익숙해지고 편해지는 시간이 될 것 같아 2025년도 기대된다. 아빠와 내가 서로 얼마나 알아갈 수 있을까? 연말이 기다려진다.


아빠 말씀처럼 나 이제 철 들어가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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