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 조절에 실패하면 번아웃이 찾아온다.

인생의 ZONE 2를 유지하며 꾸준히, 자신의 페이스대로 가자.

by 양양이

나에게는 가장 큰 단점이자, 장점인 점이 있다. 바로 인생을 전력질주 한다는 것이다. 어떤 것에 하나 빠지면 오로지 그것에만 몰두한다. 좋아하는 음악이 생기면 정말 질릴 때까지 그 음악만 듣는다던지, 좋아하는 운동이 생기면 매일 미친 듯이 그 운동에 빠져 산다. 20대 때는 노는 것을 좋아했는데, 노는 것에도 언제나 열심이었다. 매일매일 다른 사람과 에너지를 불태울 정도로 놀았다. 사랑을 할 때도 오로지 그 사람에게만 푹 빠져 살았고, 일을 할 때도 쉬지 않고 성과에 다다를 때까지 전력질주 했다. 이런 면이 어떻게 보면 장점일 수도 있겠지만, 사실 단점이 훨씬 많다. 미친 듯이 집중한 덕에 빠르게 성과를 얻지만 금세 질리고 실증을 느끼기도 하며, 체력이 바닥나 곧 잘 지쳐버리기 쉬웠다. 천천히 꾸준히 하는 법을 잘 몰랐다. 오로지 그것에만 집중하고 또 집중했다.


오로지 한 가지에만 집중하는 나의 행동은 얻은 것도 많았지만, 놓친 것도 많았다. 일에만 미쳐서 할 때는 주위 사람들을 놓쳤고, 미친 듯이 놀 때는 발전하며 성장하는 것을 놓쳤으며, 사랑하는 사람만 만날 때는 친구들을 잃기 쉬웠다. 그래서 늘 밸런스 맞추기가 어렵다고 생각했다. 이건 내가 일부러 하는 것이 아니고 내 타고난 습성 같은 것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일들을 무수히 반복하며, 이제 더 이상 전력질주는 인생을 더 힘들게 할 뿐이라는 걸 깨달았다.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 가장 힘들지만 삶을 가장 풍요롭게 만들어 준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특히 마라톤을 하거나, 등산을 할 때 이런 것들을 몸소 느낄 수 있다. 처음부터 온 열정과 에너지를 쏟아내면 결코 결승점에, 정상에 닿을 수가 없다. 빠르게 지쳐버린 만큼 빠르게 포기하게 되어버린다. 그래서 마라톤에도 페이스 메이커가 따로 있기도 하지 않은가. 스스로 페이스조절이 어렵다면 자신만의 어떤 안전한 장치를 만들어 두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일기를 쓰며 자기 자신을 돌아본다던지, 자기 자신의 내면을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는 행동들 말이다.


TV쇼 유퀴즈에 나온 김영하 작가가 이런 말을 했다. 개미도 들여다보면 열심히 일하고 있는 개미가 있고 놀고 있는 개미도 있다고 말이다. 살면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도 몰라서 개미 무리에서 30% 개미는 놀고 있다고 말했다. 개미의 세계에서도 스페어 에너지로 30%를 쓸 수 있는 개미를 비축해 놓는다는 이야기였다. 이걸 보고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가 개미라는 소설을 쓰기도 했다고 했다.


늘 초반 전력질주를 하다 고꾸라져 본 적이 많은 나는 항상 끝을 마무리 지을 화력이 부족했다. 늘 쉽게 포기하고, 자기 합리적 핑계를 만들어 냈다. 천천히 꾸준히 하는 법을 잘 몰랐다. 그 습관을 고치는 것은 쉽지 않았지만, 지금도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내가 지치지 않은 선에서 나의 에너지를 비축하면서 꾸준히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을 말이다.


러닝이나 자전거를 탈 때 스마트기기로 어려가지 내 몸의 페이스나, 심장박동을 측정하면서 운동을 하기도 하는데, 기기가 내 페이스를 나누어 보여주는 것이 있다. ZONE 1부터 ZONE 5까지 나누어져 있는데 ZONE1은 내 페이스에서 약하게 내 최대 심박수에서 50%~60% 사용, ZONE 2는 가볍게 60%~70%, ZONE3는 중간강도 70%~80%, ZONE4 높은 강도의 운동 80~90%의 심박수를 사용하면서 운동하는 방식이다. ZONE 5는 100%를 다 활용해서 운동하는 최대심박수를 다 사용하는 고강도 운동을 말한다. 여기에서 ZONE 2 훈련법이 인기가 많은데, 자신의 체력과 심장박동을 70% 정도로 유지하면서 꾸준히 운동을 하는 것이 기본 체력을 키우는데 가장 도움이 많이 된다. 운동할 때도 그렇지만, 삶도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살다가 보면 삶의 에너지가 ZONE 1으로 떨어질 때도 있고 ZONE 5가 되어 무리하기도 한다. 늘 ZONE 2로 유지하면서 앞으로 나아간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페이스대로 잘 가고 있는지 스스로 측정하기도 힘들다. 삶은 스마트 기기처럼 신호를 울리면서 알려주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도 30%의 체력이 남아 있을 때 그만두려고 항상 노력한다. 오늘만 살고 죽을게 아니라면 꾸준히 지속가능한 삶의 에너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말 쉽지 않다. 늘 식사를 할 때도 배가 70% 찼을 때 숟가락을 내려놓는 것이 가장 어렵게 느껴지니 말이다. 하루 4시간만 자고 사업에 몰두하다 건강과 정신이 피폐해졌고, 스노보드에 미쳐서 생업을 등한시할 때도 있었다. 집중하고 몰두한다는 것은 인생에 꼭 필요한 요소지만 자신의 페이스에 맞게 조절할 줄 아는 것이 결국 인생의 마지막까지 완주할 수 있게 해주는 에너지이고 원동력인 것 같다. 인생은 지구력이 높은 사람이 이기는 마라톤인 것 같다. 꾸준히 끊임없이 누가 뭐래도 묵묵히 자기의 길을 가면서 자신의 페이스대로 유지하는 삶이 얼마나 대단한지 깨닫는다.


그래서 늘 인생은 강한 자가 오래 남는 것이 아니고, 오래 남는 자가 결국 강하다고 하지 않는가. 각자의 페이스는 사람마다 다르고, 누가 앞서 간다고 해서 조바심 낼 필요도, 누군가 내 뒤에 있다고 마냥 안심할 필요도 없다. 각자만의 페이스대로 혹시 모를 재난과 고난에 대비해 30%쯤은 비축해 두면서, ZONE 2의 영역에서 꾸준히 나아간다면 그 사람이 결국 마지막에 진정한 승자가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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