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꿈을 향해, 이루기 위해 도전해보리라 다짐했던 그 시절. 나는 세상의 배움에 대한 갈망이 넘쳤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꿈을 향해 달려 나가기 시작하였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금전적인 부분이 걱정되었다. 어떤 일을 하며 금전적인 부분을 채울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그래도 의미 있는 경험을 하고 싶었다. 그렇게 카페 일을 하고 싶었던 대학생 시절을 떠올리게 되었고, 카페에서 사람을 구하는 것을 발견하고 바로 지원하였다.
처음 지원한 곳은 프랜차이즈 카페다. 그것도 순환이 빠른 아주 유명한 카페! 면접을 볼 때 나는 운영자의 마인드를 본다. 대화를 하다 보면 어떤 사람인지 느껴진다. 운영자는 나를 면접 보고, 나는 운영자를 마인드를 보는 것이다. 처음에 만난 사장님은 괜찮은 사람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카페에 대한 경력이 하나도 없는 나와 카페는 연결되지 못하였다. 그렇게 2번째 카페를 지원하게 되었고, 나는 충격을 받았다.
2번째로 지원한 카페는 개인이 운영하는 곳이었다. 카페 주인의 우선적인 직업은 의사였다. 카페를 지원하는데 어떻게 경력을 하나도 안 쌓고 일을 하려고 올 수가 있냐며 이것은 회사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호통을 치셨다. 정말 카페 일을 해보고 싶었으면 바리스타 학원이라도 등록하고 다녀보지 않았겠냐며 예의 없는 사람으로 낙인찍었다.
나는 사람마다 시작점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아무 경력 없이 카페 일을 도전하기도 하고, 그 경험을 통해 바리스타 자격증을 딸 수도 있고, 카페를 운영할 수도 있다. 그런 사람을 봤으니까. 그런데 카페 사장님은 더 이상 볼 것도 없다며 나의 이력서를 내팽개쳤다. 그러고는 내가 카페 밖을 나가든지 말든지 신경을 쓰지 않으셨다. 그야말로 찬밥 신세가 되었다. 그 순간 나는 카페 주인이 어른답지 못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네 주민인 내가 카페를 갈 수도 있는 것이고, 마음에 들면 누군가에게 소개를 시켜줄 수도 있을 텐데 소중한 고객을 하나 잃은 것이다. 나는 그저 카페 알바 면접을 보러 갔을 뿐인데, 그날은 대차게 까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너무 속상했던 나는 눈물을 똑똑 떨어뜨렸다. 분한 마음을 누르고 있는 나에게 엄마는 떨어지는 데에는 이유가 있을 거라고 말씀하셨다. 다시는 카페 알바 지원을 하지 않으리라 다짐했던 날, 시간이 흐르고 어느 날 나에게 제안이 들어왔다.
평소에 내가 자주 가는 카페가 있다. 같은 교회를 다니시는 프랜차이즈 카페를 운영하시는 사장님. 사장님은 나에게 한 달 동안 카페 일을 해보지 않겠냐며 제안을 하셨다. 한 달이면 짧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카페 일을 배워볼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였다.
사장님께서 잠시 외국에 가시는 동안에 빈자리를 채워야 했다. 처음에는 모든 게 서툴렀다. 음료 제조하는 것부터 마감 청소까지 사장님 딸인 교회 언니가 도와주셨다. 사실 지금도 완벽하지 않다. 마감 청소는 완벽하게 할 수 있지만, 음료 제조를 어려워한다. 헷갈리고 실수할까 봐 두려움이 크게 느껴지기도 한다. 천천히 하나씩 하고 싶지만, 빨리 음료를 만들어야 하는 특성상 고객들은 나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결국 내가 적응해야 하고 감당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 또한 이유가 있는 도전의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늘 감사함으로 이겨내야지, 살아가야지 다짐한다. 해보고 싶었던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심에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