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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꿈샘 Jun 16. 2024

학교 밖 교사 이야기 4

프리랜서 강사로 산다는 것

지난 금요일, 000 문화센터에서 강의를 했습니다. 이 강의가 의미 있었던 이유는 앞으로 열 곳이 넘는 문화센터 강의에 첫 스타트였고, 처음으로 진행해 보는 유료 강의이기 때문이죠.


앞으로 제가 강사로서 어떤 삶을 살게 되는지도 강의실에서 느낄 수 있게 해 주었답니다. 


제가 사는 곳에서 동탄까지는 차로 1시간 넘게 걸려서 아침 일찍 서둘러 갔습니다. 원래는 수서역에서 동탄역까지 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는데 첫 강의이다 보니 귀한 여름휴가를 하루 빌려 남편이 동행을 같이 해주었답니다. 


"앞으로 강사 생활을 해야 하는데 운전을 해야 하지 않겠어?"


매번 본인은 싫은 소리를 하는 역할을 맡겠다며 그날도 제게 강사 생활에 관한 이런저런 제안을 했습니다. 


"그럼, 운전하면 좋지! 노력해 볼게."


예전에 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낸 적이 있어 그동안 운전대를 놓고 살았어요. 하지만 프리랜서 강사의 생활을 하면서 들고 가야 하는 자료들이 많다 보니 운전이 가장 아쉬웠어요.


그렇게 1시간이나 빨리 도착한 문화센터에서 이미 세팅된 강의실을 보며 약간 설레었습니다. 작은 강의장이어서 최대 인원 서른 명 정도 수용이 가능했는데 다행히 오늘 20명 가까이 신청을 해 주셨어요.


총 90분이 되는 수업을 진행하면서 강의가 끝날 때쯤, 자꾸 출입구 쪽에서 누군가가 힐끔거리며 서 있더라고요. 알고 보니, 문화센터에서는 다음 강연이 있어 빨리 강의실을 비우고 새롭게 청소하는 시간이 필요했다는 알게 되었어요.


주로 도서관 강의를 가다 보니 원래 강의 시간보다 넘길 때가 많거든요. 워낙 자녀의 독서와 글쓰기 분야에 관심이 많으니까요.


문화센터 강의는 칼 마침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알고, 강의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몇 분께 질문을 받고 복도에서 대답을 해 드렸답니다. 


강의가 끝나고 점심시간이 되어 근처 쇼핑몰에서 맛있게 식사를 했답니다. 동탄은 처음으로 가 본 도시여서 새로운 도시, 새로운 공간을 많이 알게 된다는 것도 참 좋았습니다.


잘 정비된 도로와 깨끗한 도시, 그리고 우뚝 솟은 건물과 먹거리가 풍부했던 쇼핑몰까지. 긴장도 풀렸는데 먹을 곳이 많아서 눈도 즐겁고, 마음도 즐거웠던 하루였어요.





예전에 누군가 제가 이런  현실적인 질문을 던지더라고요.


"강연비는 많이 받겠네요?"


많은 분들이 제가 강의를 다닌다고 말하면 돈을 많이 벌 거라 생각하지만 그건 스타 강사, 일타 강사에 해당되는 이야기이고요. 저처럼 아직 이름이 없는 경우에는 해당 사항이 되지 않아요. 특히 문화센터 강의는 만원 이하의 소액으로 그것도 문화센터 측과 반반 나누는 관계로 도서관 강의나 공공기관 1시간 강의비에 절반도 안 되는 상황이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보 프리랜서 강사는 불러주면 감사하게 생각하고 달려가려고 합니다. 이름 없음에서 이름 있음으로 거듭나는데 가끔은 배보다 배꼽이 더 클 때가 있다는 현실적이고 자본주의적인 안타까움이 있지만요. 


다음에는 목동 지점에서 강의가 예약되어 있답니다. 목동은 20년 전, 신혼집을 구할 때 가 본 기억이 있어서 무척 기대가 됩니다. 


학교 밖을 나와 프리랜서 강사로 산다는 건, 낯선 도시를 여행하는 여행자가 된 기분이기도 하고 매번 저를 점검받고 검증받기도 하는 긴장감이 있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또 제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주시고 질문을 통해 생각거리를 나눠 주심에 연구자로서 공부를 더 할 수 있게 해 주시는 자극제가 되기도 합니다. 



* 유료로 신청하신 만큼 그 몫은 해야겠다는 생각에 그날 제가 알토란 같이 모아둔 < 책꿈샘 문해력 자료집 >사이트를 알려 드렸답니다. 저도 강의를 많이 들었던 사람으로서 휘발성이 강한 강의에 결국 남은 건 자료라는 생각에 이것을 어떻게 전달할까? 고민해서 QR 코드로 제시하여 사이트 주소를 알려 드렸고, 제가 <직접 읽고 뽑은 추천 동화 목록집 90권>도 드리고 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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