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디버깅하다: 코딩하는 로스터의 맛 설계법

나는 커피를 코딩하고, 쓴맛을 디버깅한다.

by Sammy Jobs

저는 커피를 즐기는 사람이 아니라

커피를 코딩하는 로스터입니다.


프로그래머가 코드를 짜듯,
저는 생두 선정부터 불 온도, 분쇄도, 물 온도,
추출 시간과 수율까지 모든 변수를 정밀하게 조정합니다.

한 잔의 커피는 ‘감각적 인터페이스’입니다.

첫 모금은 맑고 깔끔해야 하고,
이어 은은한 단맛이 머물며,
씹히는 쓴맛과 떫음은 철저히 배제해야 합니다.
마지막까지 이어지는 여운이
기분 좋게 사라질 때 비로소 완성됩니다.

저는 이 흐름을 ‘커피 맛의 구조’라 부릅니다.

시각 디자인 못지않게
시간을 타고 흐르는 미각의 배열이 커피의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쓴맛과 탄맛은 커피가 보내는 에러 메시지이고,
텁텁함은 추출 로직의 설계 착오입니다.
향이 중간에 끊기는 커피는
디버깅이 멈춘 프로그램과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매일 커피를 디버깅합니다.
좀 더 부드러운 질감,
좀 더 오래 지속되는 향,
좀 더 또렷한 피니시를 찾아
추출 레시피를 수정하고, 로스팅 프로파일을 다듬으며 끊임없이 노트를 작성합니다.


저는 감각을 설계하는 ‘아키텍트’이자
철학을 코드로 번역하는 ‘개발자’입니다.

‘설계된 한 잔’은 제 선언이자 일상의 작업입니다.

커피는 저의 언어입니다.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한 잔의 설계된 커피가 먼저 인사를 건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이런 사람입니다.”


오늘도
잘 설계된 한 잔으로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저는 오늘도 커피를 코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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