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디즈의 초대장, 브런치의 문장들
어떤 아침은 평소보다 조금 더 조용하게 시작됩니다.
방금 도착한 이메일을 읽고, 식어가는 커피를 앞에 두고 한참을 앉아 있었습니다.
‘와디즈 펀딩 페스티벌 선정.’
그 문장은 내 예상보다 훨씬 덤덤하게 다가왔지만, 바로는 누구에게도 이 소식을 전하지 못했습니다.
왜일까요.
기쁘기보단 오히려 아픈 마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 문장 이면에는 ‘그동안의 부정당함’과 외로움이 묻어 있었습니다.
지나온 커피의 철학, 반복된 실패와 거절,
그리고 아무도 읽지 않을 것만 같았던 이 브런치북의 문장들—
스스로 모든 걸 증명해야 했던 지난 시간들이 한순간에 떠올랐습니다.
사실, 나는 펀딩을 하고 싶어서 글을 쓴 게 아닙니다.
살기 위해 시작했고, 내 신념이 무너지지 않길 바랐고,
그 신념이 언젠가 수익으로 이어지길 꿈꿨을 뿐입니다.
그러나 어느새 내 글이 심사를 통과할 만한 설득력을 갖췄다는 사실이
한편으로는 고맙고, 또 한편으로는 참담했습니다.
‘나는 커피를 설계한 게 아니라, 어느새 내 삶 전체를 코드처럼 컴파일하면서 살아왔구나.’
그렇게 생각하니 한 문장조차 다시 읽기 어려웠습니다.
이번 선정은 내게 도약이자 각성입니다.
이제는 진짜 펀딩을 준비해야 합니다.
이전까지는 오로지 내 문장, 나의 마음이었지만
지금부터는 브런치의 문장들을 뛰어넘어,
실제 리워드와 구체적 구매로 이어지는 진짜 설계를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계속 써 내려갈 것입니다.
왜냐하면, 펀딩의 시작은 결국 ‘문장으로 연결된 사람들’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식어버린 커피가 오늘 따라 더 깊게 느껴지는 아침,
나는 여전히 커피를 볶고, 글을 쓰고, 새로운 삶을 설계합니다.
아마 나는 제품을 파는 게 아니라,
사람의 마음과 삶을 반영한 한 문장을 팔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끝맺습니다.
펀딩은 내게 수단이었고, 문장은 늘 내 삶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