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 화합
비를 맞으며
꽃이 피어나는 수국의 길을 걸어간다.
그 길을 걷는 이들도
수국처럼 푸르고 붉고 하얗다.
커다란 꽃송이 경계선 안에는
낯선 별의 나그네를 닮은
작은 꽃들이 모여있다.
낯선 흙을 밟으며
그들만의 길을 만들어 간다.
외로운 발자국 위 장맛비를 맞으며
더욱 화려해진
그들은 지구에 불시착한 에어리언이다.
그들은 지구에서 살아가기 위해
비와 습기를 견디어내며
보이지 않는 뿌리를 깊이 내렸다.
서로의 뿌리가 하나가 될 때까지
흙은 차별하지 않는다.
그의 포실한 성품으로
다양한 빛깔로 꽃물을 들여
풍요로운 행성으로 키워낸다.
그들의 눈과 혀는
때론 흔들리지만
작은 등불과 같은
따스한 미소가
살아있음을 나는 안다.
뿌리는 보지 않고 색을 나누며
외면했던 누군가
짓밟았던 수국 한 송이가
어느덧 나에게는
독특한 향기로 스며들었다.
* 삶-라만상 2
다음 연재는 ‘에어리언의 삶’으로
새롭게 ㅣ만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