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위 참석 요청

피해ㆍ가해 사실의 충돌

by 모퉁이 돌

지역교육청에서 보낸

등기가 집으로 왔던 날.


편지봉투를 뜯는 그 찰나의 순간이

몹시 조마조마했다.


어떤 내용일까?

딸의 피해사실과 가해학생의 진술이

너무 상반되지는 않을까?


그런 분초의 생각들에 떨렸다.


개봉하니 A4지 두장이 들어 있었다.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개최

알림 공문과

학교폭력대책심의(소)위원회

참석요청서였다.

참석요청서의 행간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또래 4명에게 지속적으로 욕설을 듣고

폭행을 당했다는 딸의 주장이

제법 빼곡히 구체적으로 적혀 있었다.


동시에 가해 학생들의 해명과

나름의 반론도 기재돼 있었다.


그래도 그들이 학폭을

대부분 인정했다는 내용이 적시된 건

불행 중 다행이었다.


A4지 두장짜리 서류를 읽고

분석하는 내내

그간 고단했을,

아니 고통스러웠을

딸의 얼굴이 오버랩됐다.


그리고 슬프고 아팠다.


그 시간만큼은

딸의 영혼을 할퀸

잔인한 생채기에 푹 빠져서

감정을 제대로 추스를 수도 없는,


그래서 평정심을 완전히 상실한

그저 그런 보통의 아빠일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