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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워홀러 Sep 02. 2024

다니는 건축회사 외국인의 비중은?

이민 1세대의 당돌한 실무 에세이-회사

이민자의 나라답게 캐나다는 회사 내 외국인 비중이 매우 높다. 내가 몸담은/담았던 50명 이상 규모의 두 회사 경우로만 예를 들어보건대, 첫 회사의 경우 내가 만났던 그들의 국적은 (가나다 순으로) 대만, 러시아, 미국, 멕시코, 브라질, 스리랑카, 스페인, 아일랜드, 이라크, 이란, 이집트, 이탈리아, 인도, 중국, 필리핀이었다. 지금 다니는 회사도 국적은 위와 비슷한데 여기에 독일, 아랍에미리에이트, 아르헨티나, 영국(스코틀랜드), 우크라이나, 태국, 한국을 추가할 수 있다.


위 국적 나열은 성인이 돼서 캐나다에 온 이민 1세대만을 일컬은 것으로, 어렸을 때 이민 온 동료들의 국적 소개는 본편의 이야기가 나라 이름 소개로 끝날 것 같아 뺐다. (또 엄밀히 말하면, 이들은 이민 1.5세대로 불리는 듯하다.)


이민자와 관련된, 캐나다 로컬 동료들끼리 나누는 이야기 소재도 재미있다. 자신의 부모나 조부모의 출신 국가를 소개하는 경우가 가끔 있는데 예를 들어, 자신은 독일 이민자 자손이다 또는 아버지는 프랑스 이민자이고, 어머니 쪽은 스페인 계이다, 프랑스인 아버지는 영어를 잘 못한다 등등 이야기한다. 또한 자신의 국적(?)을 1/4까지 쪼개는 동료도 있었다.


이 같은 주제는 나도 예외는 아닌데, 내가 외국인인지 캐나다인인지 확신할 수 없을 때 나에게 했던 질문으로 'Where are you originally from?'이 있다. ‘Where are you from?’은 상대가 외국인임이 분명할 때 건네는 질문인데, 이 문장에 부사 originally를 붙이면 질문의 의도는 완전히 달라진다.


내 성씨는 먼 옛날 중국에서 건너왔다곤 하지만, 그들처럼 '1/4 중국이고, 1/4 몽골이고, 1/2 한국이다.'라는 국적 쪼개기보다 위와 같은 질문에는 단순히 ‘I am from Korea.’라고만 대답한다.


이민자들이 많기 때문에 한국 회사에서 볼 수 없는 캐나다 사무실 풍경으로는, 같은 국가 출신 동료들끼리 회사의 Kitchen이나 책상 등에서 그들의 언어로 소통하는 것이다. 다만, 다른 국적의 동료들이 나타나면 눈치껏 영어로 전환하는 센스가 필요한데 이것은 같은 공간에 있는 사람을 언어로 고립시키지 않으려는 이유이다.


회사들도 사내 다양한 국적이 있음을 인지하기 때문에 휴식공간의 큰 달력에 각 국가의 큰 기념일을 표시해 준다거나, 한 달에 한 번씩 있는 회사 업데이트 이메일에도 각국의 큰 기념일 (예-멕시코 독립일, 음력 새해)과 문화 행사들을 (예-인도의 여러 종교/문화 행사) 알려준다. 또 음식이 포함된 회사 행사가 있는 경우 다양한 문화와 종교에 반하지 않는 음식군들을 옵션으로 제시하고, 연례행사 중 하나로 개인들이 준비한 음식을 나눠먹는 Pot Luck이라는 점심시간을 마련하기도 한다. 이 행사에서 다양한 나라와 온갖 문화권 음식들을 경험할 수 있어 좋은데, 나는 두 번은 만두를/ 다른 두 번은 잡채를 가져갔다. (이곳의 제법 많은 사람들이 Japchae를 알고 있다.)

회사 점심-Pot Luck

캐나다 회사의 또 다른 일반적인 일상은 캐나다 시민권을 받은 동료들이 있을 때 사내 이메일로 알려주고, 선물이나 케이크 등 간식을 마련하며 회사 차원에서 축하를 해주는 것이다. 회사라는 작은 조직부터 각국에서 온 사람들을 캐나다라는 사회에 포용하려는 것이 무척 일반적으로 보인다.


나만의 경험을 공유하건대, 여러 국적의 동료들과 일 하면서 눈에 띄는 국가별 업무 특징이라든가 불편했던 애로사항들을 전혀 발견하지 못했다. 단지, 영어라는 공통 언어로 하나의 프로젝트 앞에 모두가 각자의 책임감과 전문성을 발휘한다.


또 업무 중 아래처럼 오는 깜짝 이메일은 나를 웃음 짓게 한다.

독일계 매니저가 이메일 말 Thanks 나 Cheers 대신 한국말을 보냈다. (Q는 Questions)


여러 국적과 다양한 문화 출신 동료들과 일하는 것은 무척 흥미로운 일이다.


다음 회사 이야기에서는 팀 내 조직도를 다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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