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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준 Mar 15. 2016

행복이란.... 그리 크지도 대단하지도 않으며.....

내 옆에 있을지도 모른다

백령도에서 군복무 중 

야간 행군을 할 때였다


야간 행군이란 말 그래도 한밤중에 행군을 하는 것인데

백령도에서의 행군은 가로등 하나 없는 

아주 새까만 길을 걸어가는 것이다.


내 손바닥을 봐도 손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암흑 같은 그런 길을...

생각도 없고 에너지도 없는 몸에 

완전 군장을 메고 

바닥을 보며 한걸음 한걸음 한 없이 걸어간다.


한참을 걷는데


'어? 이게 무슨 냄새지???'

아주 향긋한 냄새가 난다....


'누가 향수를 뿌렸나? '


음~~~~~

너무나 기분이 좋다.

누구의 향수인지는 몰라도 이렇게 힘든 상황에 

이런 냄새..... 

너무 좋다..... 피로마저 풀리는 것 같다.....


한참을 걸어도 그 향기가 없어지지 않고....


그때 맞은편에서 차 한 대가 우리를 비추고 지나가는데

내가 걷고 있는 그 길 옆이 

온통 나팔꽃인 것이다.....


아.......


장미꽃도 아니고, 향수는 더더욱 아닌

겨우 나팔꽃 냄새가 그리 향기로웠나.....


어쩜 행복이란.....


그리 크지도 

그리 대단하지도 않을지 모른다.


그저 옆에 있는 것도

눈을 감고 보면 행복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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