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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준 Jul 07. 2017

잡기에 능한 사람이 인정받는 시대

짧은 글 깊은 생각 (이상준의 CEO 수필집)

미술 학원을 다닐 때 어느 동생이 기타를 가지고 왔다. 

미술 학원에서 기타를 연주하는 생소한 모습에 사람들이 몰려들어 감탄할 때

기타를 연주하던 학생의 친구가 그 친구를 칭찬하며 


"현우는 못하는 게 없다니까.... "


이라고 말하자, 

그 이야기를 들은 선생님이 비꼬듯 이렇게 


"현우는 못하는 것도 없지만 제대로 하는 것도 없잖아...ㅋㅋㅋ"


선생님은 미술 공부를 시작했으면 미술 공부에 집중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말했겠지만,

꼭 그렇게까지 말할 필요가 있었을까....


30대 초반 

한 회사의 기획팀을 맡고 있을 때였다. 

꽤 오랜 기간 디자인과 기획을 담당하는 나는 그 분야에서는 꽤나 베테랑이었지만, 

사실 그 외 분야에 대해서는 아는 게 별로 없었다. 


나는 영업 부서가 궁금했다. 


'도대체 저 부서는 어떤 일을 하는 거야?

계약서는 어떻게 작성하고 계약은 어떻게 따는 거지?'


고민 끝에 궁금증을 해결할 기회가 왔다. 


주말 없이 근무하던 영업 과장님이 이번 주 토요일 부산에 영업상담이 있었던 것이다. 

나는 평소 친하게 지내던 과장님한테 혼자 그 먼길 운전하면 위험하니, 내가 운전 교대로 같이 가주겠다고 말했다. 


이 얼마나 회사를 위하는 봉사 인가.....


'ㅋㅋㅋ'


하지만, 난 봉사를 하는 것이 아니었다. 

왕복 10시간을 영업 과장님과 독대할 수 있었고, 

상담을 하고, 브리핑을 하고, 계약서를 작성하고, 

도장을 찍고 계약서를 수정하는 

모든 과정을 바로 옆에서 지켜볼 수 있는 것이었다. 


나는 그렇게 주말마다 영업부의 업무를 습득해 갔고, 

그렇게 관리부, 물류부 업무도 

어깨 너머로 배울 수 있었다. 


몇 년 뒤 창업을 결심할 때 

그렇게 배운 업무들이 첫 인건비를 줄이는데 얼마나 큰 힘이 되었던가.....


선택과 집중을 하기 위해서는 선택할 '보기'가 많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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