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이상하리만치 모기가 안 보인다 했더니 꼭두새벽에 두 마리를 잡았어요(말조심해야합니다). 한여름 꼭두식전이면 매미와 새들이 앞다퉈 기지개를 켜는데 모기도 꼭 그 시각을 비집고 나타나서는 아침밥을 내노라 합니다. 그래도 이제는 방문을 활짝 열고 잘 수 있게 되어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그간엔 더워 죽는 것보다 모기가 더 두려워서 매일 홈매트 결계에다 선풍기 결계, 구자진언(九字眞言) 결계까지 삼중으로 치고서 밤새 몸에 열이 다 빠져나간 아침에야 겨우 잠들곤 했거든요.
모기로부터 자유로워진 데에는 기후변화 영향도 있겠지만 지난봄 모기의 주된 침입로를 찾아낸 것이 주요했습니다. 주방후드 배출구였는데 붙박이장과 외벽 사이에 틈이 있었어요. 그동안은 연통 속으로 들어오나 싶어서 양파망으로도 감싸 보고 연통을 밖으로 빼기 위해 붙박이장을 뚫은 구멍과 연통 사이의 틈만 은박지를 구겨 막았더랬죠. 한편 청소할 때마다 식기건조기 뒤에 흙먼지가 왜 계속 쌓이는지 의문이었습니다. 기계가 돌아가면서 내뿜는 먼지 치고는 상당히 의심스러운 입자 크기였거든요. 어느 날 누렇게 마른 솔잎이 떨어져 있는 것을 보고는 확신했습니다. 식기건조기가 넣지도 않은 솔잎을 저절로 말려 나오게 할 리는 없으니까요.
전기파리채가 없던 시절에는 어떻게 모기를 잡았는지 까마득합니다. 편리해서 좋긴 한데 어쩐지 사람은 편리의 배기가스를 강제로 마셔 점점 어리석고 나약해지기만 하는 것 같아 한탄스럽습니다.
하이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