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이 취미가 되었다
춤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사람들에게 왜 이 춤이 좋냐고 물어봤었다. 그때 들었던 말들은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다.
“모르는 사람이랑 추는 게 좋아. 포장된 선물상자를 여는 기분이야”
“나는 파트너랑 연결되어 있는 느낌이 좋아! 쫀쫀한 느낌인데 이걸 이용하면 춤도 더 쉽게 출 수 있어”
“처음에는 음악이 좋았는데 지금은 커넥션이 좋아. 상대방이랑 춤으로 대화하는 느낌이 들어”
“오~ 그 비유 맞는 것 같아. 커넥션이 있어야 상대방이 하려는 걸 알아들을 수 있고 내가 하려는 것도 전달할 수 있지”
사실 이 대화를 할 때만 해도 이해하지 못했는데 어느샌가 나도 이 느낌을 즐기며 상대방과 대화를 시도하고 있는 걸 발견했다.
사람들이 음악을 들을 때는 박자를 듣기도 하고, 가사를 듣기도 하고, 드럼이나 베이스, 피아노 같은 악기 소리를 듣거나 가수의 목소리를 듣기도 한다.
모두가 듣는 음악은 다르기 때문에 이걸 몸으로 표현하는 것도 달라지게 된다.
음악을 듣고 들은 것을 몸으로 표현하는데, 춤을 추면서
“내가 듣는 건 이래. 너는 어때?” 라거나
“나 이렇게 추고 싶은데 같이 맞춰 볼래?” 같은 말을 커넥션을 통해 전달한다.
커넥션을 사용하면 말하지 않아도 하고 싶은 동작을 혼자 또는 파트너와 같이 할 수 있다.
글로만 설명하면 굉장히 모호한 것 같지만 우리 몸은 눈으로, 손으로, 연결되어 있는 느낌으로 많은 감각을 상대방에게 전달할 수 있다.
사람이 의사소통을 할 때 비언어적 표현으로 90%의 의사를 전달한다는 연구도 있을 만큼 음악으로 소통하는 것 역시 눈빛과 표정, 몸짓, 잡고 있는 손의 힘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의사를 전달할 수 있다.
여기에서 커넥션 없이 혼자 춤을 추는 사람은 설사 춤을 잘 추더라도 혼잣말하는 것과 같고, 반대로 춤을 잘 못 추는데 커넥션이 좋은 경우에는 대화가 잘 이어진다는 느낌을 받는다.
커넥션은 일종의 대화 방법이기에 상대방을 대하는 법이나 성향도 드러난다. 상대방을 얼마나 생각하고 배려하는지, 자신만 생각하지는 않는지도 느낄 수 있다.
춤을 추다 보면 대화, 말하는 방법과 함께 각자의 성향이 드러나기도 한다. 자기 할 말만 하고 상대방의 말은 듣지 않는 사람,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은 잘하지 않지만 상대방의 말에 리액션이 좋은 사람, 신기한 주제로 대화를 이끄는 사람, 다들 알고 있는 얘기나 했던 얘기만 반복해서 따분하게 대화하는 사람 등 춤을 추면서 사람들의 느낌을 몸으로 느낄 수 있다.
커넥션 : 파트너와 연결되어 있는 상태 또는 느낌. 주로 파트너와 잡고 있는 손을 통해 의사소통하는 방법으로 이를 통해 리더가 동작을 이끌고 팔로워가 따라간다.
이 글은 "여행에 춤 한 스푼"이라는 책으로 출간되어 일부 글을 삭제하였습니다.
책에 모두 수록하기 어려웠던 사진과 자료, 영상과 관련된 내용은 남겨두었습니다.
남아있는 글로도 이해할 수 있도록 일부만 삭제하였지만 전체 글을 읽고 싶으시다면 책은 아래 링크를 통해 구입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