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인애 Jul 28. 2023

웨스트 코스트 스윙이란?

춤이 취미가 되었다

나에게 “웨스트 코스트 스윙이란?”이라는 질문은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웨스트 코스트 스윙이란 어떤 춤인가?   

    나에게 웨스트 코스트 스윙이란 무엇인가?




우선, 웨스트 코스트 스윙이란 어떤 춤인가에 대해. 


취미가 뭐냐는 사람들의 질문에 춤이라고 하면 꼭 무슨 춤인지 궁금해한다. 그때마다 “웨스트 코스트 스윙이라는 춤이에요”라고 대답하지만 아는 사람은 물론이고 들어보기라도 한 사람을 찾기도 어렵다. 파트너 댄스는 한국에서 비주류이고, 그중에서도 웨스트 코스트 스윙 댄스는 더더욱 추는 사람이 적다. 


미국인들, 심지어는 춤을 춘다는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미국에서 시작한 춤인데도 모른다는 것이 의아해서 물어보니 미국에 춤추는 사람은 많지만 그중 파트너 댄스를 추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고 한다. 말만으로는 어느 정도인지 감이 오지 않아 기술의 힘을 빌려보았다. 


구글 트렌드로 댄스, 살사, 탱고, 웨스트 코스트 스윙 댄스라는 키워드는 얼마나 검색될까? 전 세계적으로 댄스가 75-100 정도 검색된다면 살사는 15-25, 탱고는 10, 웨스트 코스트 스윙은 1-3 정도로 전체 댄서 인구에 비해서는 턱없이 적었다. 

구글 트렌드 검색 결과. 웨스트 코스트 스윙은 전 세계적으로도 검색 결과가 없다시피 하다


웨스트 코스트 스윙에 관심을 갖고 그 춤은 어떤 춤이냐고 묻는 사람들에게는 간단하게 설명한다. 


“대중적인 음악에 출 수 있어요. 주로 해외 팝송에 추지만 K-pop이나 다른 음악들에도 출 수 있어요.”


“스윙의 한 종류로 파트너와 함께 추는 춤이에요.”


“린디홉 같은 스윙 댄스 말고도 힙합이나 재즈댄스, 발레, 현대무용, 아이돌 댄스 등 여러 장르의 춤을 추가해서 출 수 있어서 요새는 모던 스윙이라고 부르기도 해요.”


“평소 듣는 음악에 춤을 출 수 있고 고정 파트너 없이 혼자 가도 다른 사람과 함께 춤출 수 있어요.” 


사실 춤을 이해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백번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영상을 보여주는 것이다. 

유튜브에 웨스트 코스트 스윙으로 검색하면 한국 커뮤니티에서 운영하는 채널도 있고, 댄스 이벤트 등을 주최한 곳이나 댄서들이 운영하는 채널이나 SNS도 많다. 


특히나 이런 대회의 영상은 이벤트 주최 측의 공식 영상 말고도 참가한 사람들이 각자 sns를 통해 업로드해서 다양한 영상을 찾을 수 있다. 

각 댄서들의 스타일이나 음악, 파트너와의 합에 따라 같은 음악이라도 다른 느낌의 춤을 볼 수 있어서 영상을 보기만 해도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그럼 나에게 웨스트 코스트 스윙이란 무엇인가? 


이 춤은 이미 내 삶의 일부라고 답하고 싶다. 내 삶을 이루는 평소 생활이나 생각, 지인 등이 대부분 춤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평소에 음악을 들을 때 어떤 댄서가 이 음악에 춤을 췄었는지를 떠올리고 어떻게 춤을 출지를 고민하는 게 일상이다. 


평소에도 잘 추는 방법을 연구하며 다른 댄서의 춤을 찾아보는 이유는 음악을 듣고 춤으로 표현하는 것에 정답이 없기 때문이다. 음악이나 사람, 상황, 느낌마다 항상 다르다는 게 이 춤의 매력이다. 


음악을 듣고 춤으로 표현하는 방법은 음악의 어떤 부분을 듣고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그래서 음악을 들을 때마다 이런 음악에는 어떻게 출 수 있을지 상상하곤 한다. 대중교통에서 음악에 맞춰 손과 발, 고개를 까딱이거나 어깨를 들썩이고, 스트레칭하는 척 웨이브를 타면서 말이다.


춤을 표현하는 방법 말고, 추는 방법도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다. 같은 춤을 배워도 소화하는 게 다르기 때문이다. 

다른 장르의 춤을 배웠다거나, 운동을 배워 몸 쓰는 방법을 알고 있느냐에 따라 한 동작을 하는데도 보이는 모습에 차이가 있다. 

춤만 다른 것이 아니라 음악을 듣는 방법도 사람마다 다르다. 가사나 멜로디에서 감정을 느끼기도 하고 드럼이나 악기, 보컬의 목소리 등에 더 귀를 기울이며 듣기도 한다.


음악을 표현하는 건 개인의 취향이나 선호도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지만 특정한 악기를 배웠다면 해당 악기 소리를 더 잘 듣고, 알고 있는 음악이라면 가사가 더 잘 들리니 가사를 춤으로 보여주려고 한다. 

가사가 잘 안들리거나 모르는 음악이라면 박자에 집중해서 박자에 맞게 손이나 발, 어깨, 골반 등을 움직인다. 

드럼을 배운 사람이 드럼 소리에 맞춰 어깨춤을 곁들이는 게 쉽다면, 피아노 소리가 잘 들리는 사람은 피아노의 멜로디에 어울리게 더 부드럽게 움직인다거나, 끊어지는 멜로디에는 가볍게 뛰듯이 걷는다.


파트너 댄스이니 만큼 혼자 음악을 듣고 표현하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상대방은 어떤 음악을 듣고 있고, 어떻게 표현하고 싶어 하는지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상대방이 듣는 음악을 이해하면 같이 들으려고 할 수도 있고 내가 듣는 음악은 어떤 식이라고 알려줄 수도 있다. 


가장 쉽게 따라 하는 방법은 파트너의 동작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이다. 파트너가 “Down”이라는 가사에 맞춰 앉았는데 동시에 출 타이밍을 놓쳤다면, 직후에 동작을 따라 하거나 다음에 반복되는 가사나 후렴에서 “Down”이 들릴 때를 노려 앉는 것이다.


이렇게 음악의 어떤 부분을 듣는지에 따라 본인의 경험이나 생각을 드러낸다면, 표현하는 방법에 따라 배워왔던 움직임이 드러난다. 


여기에 더해 다른 사람과 어떻게 소통하는지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나에게 웨스트 코스트 스윙은 삶을 표현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표현하는 방법을 다양하게 하기 위해 평소에도 춤을 생각하고 생활에서 연습한다. 그런 면에서 이 춤은 내 삶의 일부가 되었다.   




    이벤트 : 웨스트 코스트 스윙의 축제. 각 지역의 커뮤니티에서 개최하며 일반적으로 워크숍, 대회, 소셜 댄스 시간으로 구성된다. 스윙 댄스에 영감을 주고 커뮤니티를 키우기 위해 열리는 만큼 먹고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춤과 관련된 스케줄로 이루어진다. 주말마다 세계 어딘가에서는 이벤트가 열리고 있다.   


* 참고영상 : West Coast Swing을 짧은 영상에 잘 정리한 유튜브 


* 참고채널 : 대표적인 유튜브 채널, West Coast Swing


초반에는 영상을 안찍었지만 나중에는 영상을 찍는데도 재미를 붙여서 갔던 이벤트 영상을 직접 올리고 있다. 



이전 03화 잘 추는 사람만 남아있는 이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