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댄스 시간
소셜 시간에는 DJ가 트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데, 어떤 음악이 나오는지는 전적으로 DJ에게 달려있다. 음악마다 파트너도 다르니 항상 즉흥적으로 춤을 추게 된다.
하지만 즉흥적인 춤이라도 매번 보는 사람들과 추다 보면 추는 춤의 패턴이 반복된다는 생각이 들며 지겨워질 때가 있다.
이럴 때, 지겨움을 해결하는 방법은 몇 가지가 있다. 내 경우에는 중간중간 추고 싶은 대로 막춤을 추거나 술의 힘으로 흥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가장 유용했던 방법은 강습을 듣고 연습해서 춤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었다.
한 번은 원풋턴(One Foot Spin) 특강을 들은 적이 있었다. 잘 추는 사람들을 보면 항상 이 패턴을 멋지게 하는데 볼 때마다 감탄사가 나왔다. 혼자서는 아무리 연습을 해봐도 줄 없이 내던져진 팽이처럼 실패해서, 성공할 수 있는 작은 팁이라도 얻기를 바라며 특강을 신청했다.
한 달 동안 진행되는 원풋턴 특강은 모두가 혼자 연습하는 동작으로 시작했다. 한발로 중심을 잡고 서있는 자세와 자신의 힘으로 도는 연습이었다. 일반적인 원풋턴은 리더가 돌리고 팔로워가 도는 패턴이라 팔로워만 잘 돌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리더도 춤추다가 혼자서 돌 수 있으니, 역할에 상관없이 혼자서 도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각자 하는 연습 뒤에는 파트너와 같이 하는 연습 시간이 이어졌다.
팔로워가 맷돌이 된 것처럼 한 발로 중심을 잡고 오른손을 머리 위로 들면 리더가 그 손을 맷손처럼 잡고 돌리는 것이다. 팔로워는 리더가 돌려줄 때는 어떻게 균형을 잡는지 배웠고, 리더는 어떻게 팔로워의 중심을 무너뜨리지 않고 잘 돌릴 수 있는지를 배웠다. 원풋턴은 리더나 팔로워 혼자 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같이 추는 사람과 합도 잘 맞아야 해서 연습이 많이 필요하다.
원풋턴 특강은 크게 도움이 되었지만, 춤출 때는 몸이 안 따라주는 탓에 실패한 적이 훨씬 많았다. 해도 해도 안 되는 게 답답해서 소셜이 끝나고 뒤풀이 자리에서 패턴에 대해 한탄하며 얘기했었다.
“원풋턴을 계속 연습해서 혼자서는 돌 수 있는데 리더랑 손만 잡으면 자꾸 균형을 잃어요. 대체 어떻게 잘 도는 거예요?”
“원풋턴에서 중요한 건 여러 가지 있긴 한데, 리더가 돌려주기 전에 준비하는 자세에서 방향이 틀어져 있으면 돌면서 균형을 잃을 수도 있어. 한번 해볼래?”
그렇게 이미 시행착오를 겪은 사람들이 유용한 팁을 전수해 주어 술을 마시다가 일어나서 연습을 해보게 됐다. 때아닌 연습이었지만 술자리에서 얻은 팁들은 내 춤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한 번씩 춤이 재미없어질 때, 춤을 업그레이드해서 재미를 찾는 사람도 있지만 다른 방법으로도 재미를 찾을 수 있다. 술의 도움을 받는다거나, 운동처럼 땀을 흘리다 보면 괜찮아진다거나, 혹은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통해 도움을 받기도 한다.
사람마다 재미를 찾는 방법은 다양하다.
춤 신청하는 게 어렵고 적극적으로 춤을 추는 것도 너무 부끄럽다며 술의 도움을 받는 사람, 술 마시고 춤을 춰야 더 흥이 난다는 사람들은 춤출 때마다 맥주를 몇 캔씩 사 오는 사 온다. 춤도 운동이라며 쉬는 시간 없이 추는 사람, 땀을 한 바가지씩 흘리며 춤추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느긋하게 쉬면서 추는 사람도 있다.
귀족들의 사교 파티처럼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중간중간 춤추고 오는 걸 선호하는 사람, 다른 세상에 온 것 같다며 구경하는 것만 봐도 좋다며 엄마 미소를 짓는 사람 등 쉬는 시간을 갖는 것도 재미있는 포인트도 사람마다 다 다르다.
참고영상 : 원풋턴 One Foot Spin, West Coast Swing - Hot Winter Production
이 글은 "여행에 춤 한 스푼"이라는 책으로 출간되어 일부 글을 삭제하였습니다.
책에 모두 수록하기 어려웠던 사진과 자료, 영상과 관련된 내용은 남겨두었습니다.
남아있는 글로도 이해할 수 있도록 일부만 삭제하였지만 전체 글을 읽고 싶으시다면 책은 아래 링크를 통해 구입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