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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비내린 Apr 06. 2020

서비스 기획을 위한 세 가지 역량

22일 차 자기발견


비즈니스 마인드와 데이터 분석을 무기로 개인의 성장을 돕는 서비스를 꿈꾸는 기획자


현시점에 나아가려는 방향이 집약된 문장이다. 서비스의 목적은 '개인의 지적/일적/심리적 성장' 모두를 포괄하는 것으로, 방해하는 요소를 서비스가 제공하는 기능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다. 현재는 '무엇을'이란 목적(What)에 대해선 정해졌고, '어떻게'라는 방법(How)을 찾는 단계에 와 있다.


서비스 기획 직무의 범위는 모호하다. 이전에도 말했듯이 점차 서비스 기획 포지션보다는 프로젝트 전반을 관리할 수 있는 PO(Product Owner)와 사용자경험 설계부터 UI를 그려낼 수 있는 UX디자이너 포지션이 더 많이 열리고 있다. 직무명보다는 직무에 해당하는 역할이 중요해진 만큼 '어떤 일을 하고 싶고 어떤 역량을 발휘하고 싶은가'를 고민해야 한다.


기획 직무의 넓은 스펙트럼에서 나는 비즈니스 마인드와 데이터 분석에 예리한 기획자라는 위치에 서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선 아래 세 가지 질문에 자기만의 답을 낼 수 있어야 한다.


첫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할 수 있는가.

둘째,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을 CEO 혹은 임원에게 설득하고 이해관계자와의 협의를 통해 구현 가능한가.

셋째, 데이터를 근거로 얘기할 수 있는가.



첫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할 수 있는가


UX분석 글을 작성하면서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가 많이 부족하다고 느꼈다. 브런치부터 유튜브뮤직까지는 사용자의 입장에서 '좋은 경험'과 '좋지 않은 경험'에만 초점을 두었는데 만족스럽지가 않았다. 이 수준은 누구나 관심만 있으면 분석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여기에 어떤 것을 더해야 전문가 다운 글이 될까 고민했다. 웹기획 교육과 현직자와의 만남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서비스기획자는 스토리보드를 예쁘게 그리는 사람이 아니다." 이 한마디가 UX디자인과 서비스기획의 경계를 구분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이전까지 세련되고 요즘 트렌드에 맞는 UI만 잘 그려내면 될 줄 안다고 착각했었다. 사실 이런 디자인적 감각은 디자이너의 영역이다. 서비스기획자는 기업이 지향하는 목표와 이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을 서비스의 형태로 구현하는 일을 해야 한다.


이 사실을 모르고 서비스기획은 스토리보드를 그럴듯하게 그려내는 것이라 착각했고, 포토샵 조금, 일러스트레이터 조금 하는 수준의 어정쩡한 공부를 해왔다. 웹기획 교육을 통해 '비즈니스 모델' 이해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고 작년 말부터 뉴스레터를 매일 보고 있다. 뉴스레터에서 큐레이팅 한 시장의 트렌드와 경쟁현황 그리고 MOU나 투자 현황을 보며 현재 시장에서 어디 쪽으로 돈이 흐르고 있는지를 파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비즈니스 모델은 처음부터 복잡하게 모든 경우를 생각해서 그리기보다 가장 단순한 형태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App Critique로 UX분석하기 - 당근마켓편'에서 처음 시도했는데 사용자의 입장에서 볼 때보다 기획 의도를 파악할 수 있어 좋았다. 비즈니스 모델을 공부할수록 경영학 지식이 부족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낀다. 이와 관련해서 사이드 프로젝트를 열려고 하는데, 여기에 참여하는 분들도 나도 서로 윈윈할 수 있기를 바란다.



둘째,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을 CEO 혹은 임원에게 설득하고 이해관계자와의 협의를 통해 구현 가능한가 


지식노동자라면 커뮤니케이션을 잘하는 것이 필수이지만 서비스기획자는 특히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서비스를 기획하더라도 의사결정권은 임원 혹은 CEO에 있기 때문에 의사결정자에 따라 기획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프로젝트에 관여하는 부서들의 의견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임원진과 실무진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수 있어야 한다.


나는 현직자분의 조언과 브런치 글을 통해 이해관계자 간의 의견이 상충될 때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를 배울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양보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들어 놓는 것이다. 자기 생각만 고집하는 것도 협의에 있어 문제가 되지만 그렇다고 상대에 전부 맞춰주는 것도 일방적인 손해이기 때문에 좋지 않다. 그 대신 양보할 수 있는 선을 마음속에 미리 정해놓고 상대와 어느 정도 타협안을 만든다. 그리고 이 선은 상대가 처한 상황과 그 뒤에 보이지 않는 이해관계자의 요구를 감안해서 정하면 되는 것이다.


나는 리서치 회사에서 프로젝트 매니저로 일하면서 클라이언트와 일정을 맞추고 조사할 항목들을 결정하는데 6개월간 협의를 진행해왔다. 인턴 초기에는 클라이언트의 요구사항을 어느 수준까지 조율할지 감이 없어 내부 부서로 부담을 전가했다. 결국 내부에서 무리한 요구라고 터트리고 나서야 이제까지 클라이언트의 말을 앵무새처럼 전달만 해왔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이후 조사를 진행하는 면접원의 상황과 스케줄을 고려해서 유도리있게 조사를 진행하려고 노력했고, 클라이언트에도 양보할 수 있는 선이 어디까지인지 분명히 해서 무리한 요구를 처낼 수 있게 됐다. 아직은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리서치 회사에서의 경험이 상대를 설득하는 데 있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셋째, 데이터를 근거로 얘기할 수 있는가


서비스 기획 직무에서도 데이터 분석역량이 요구되는 추세이다. 데이터 분석 툴과 사용자 추적기술이 발달되면서 분석할 수 있는 데이터 범위도 넓어졌다. 나는 직감에 의존하기보다 서비스를 사용하는 사람의 행동을 분석하는 것이 서비스를 개선하는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전 회사에서 아르바이트임에도 내부 데이터로 여러 가지 분석을 할 수 있게 배려해서 마음껏 원하는 분석을 시도할 수 있었다.


서비스에 기능이 추가되거나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특별한 이슈가 생길 때 데이터의 변화를 눈여겨봤는데, 이용률이 저조하면 왜 저조했는지, 이벤트 이후에도 앱을 유지하는 사용자 비율은 어느정도 인지를 보며 어떤 기능을 추가해야 하는지 나름의 가설을 세울 수 있었다. 원래 개인적으로 앱 사용자 대상으로 설문조사나 사용자인터뷰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내부사정으로 진행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았다.


저번 달까지 그로스해킹 강의를 들으며 앱 주요지표와 데이터 변화를 분석하는 방법을 배웠고, 이번 달부터는 직접 데이터를 뽑아서 분석해보는 경험을 쌓으려고 한다. 이전에 잠시 했다가 손을 놨던 캐글사이트의 데이터나 공공데이터를 활용해 의미 있는 분석을 해보면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더불어 데이터 분석과 관련한 글도 앞으로 연재할 계획이다.



정리하면


첫째는 비즈니스 마인드에 대한 질문이었고, 둘째와 셋째는 커뮤니케이션과 데이터 분석에 대한 질문이었다. 이 세 가지는 별개의 것이 아니라 하나의 연결고리와 같다. 비즈니스 마인드를 갖춘 기획자는 자신의 의견을 상대에게 설득할 수 있어야 하고, 적정선에서 타협할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이 설득의 근거는 '데이터'에 있다. 세 가지를 모두 갖추었을 때 처음 언급한 '비즈니스 마인드와 데이터 분석을 무기로 개인의 성장을 돕는 기획자'에 가까워질 것이다. 스스로 서비스기획자라고 자신할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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