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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비내린 Apr 11. 2020

나를 정의하는 한 단어, 진정성

27일 차 자기발견

자기발견을 시작한 목적, '나를 바로 세우기'를 위해 26일 간 질문에 답을 해왔다. 어떤 날은 크게 고민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나오기도 했지만 또 어떤 날은 한 문장을 쓰기가 어려워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자기발견의 끝이 다가오면서 '내가 제대로 나를 정의할 수 있을까'하는 두려움이 일었다. 하지만 0일 차부터 26일 차까지 글을 다시 돌아보면서 '내가 누구인가?'에 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동안 써온 글을 다시 읽으면서 반복되는 단어들을 한 곳에 모으고, 이 단어들이 내게 어떤 의미로 다가왔는지 고민했다. 각각의 단어들을 유사한 것끼리 짝지어 보고 나니, 변화, 존중, 유대, 개방성, 진정성 등 5가지 요소로 분류할 수 있었다. 이 다섯 가지 요소 중 변화, 존중, 유대, 개방성의 4가지는 각각 나를 향한, 타인을 향한, 공동체를 향한, 세상을 향한 태도들이었다. 

26일간 자기발견에 자주 언급된 단어들
5가지 요소로 구분한 단어들


나를 향한 태도, 변화


나는 어제보다 오늘이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은 사람이다. 배우고 싶은 사람들 곁에서 행동을 지켜보며 내 것으로 체화하고, 지금에 안주하지 않고 더 높은 수준으로 올라가려 하고 있다. 무엇보다 생각에만 머물지 않고 세상에 나를 드러내기 위해 글쓰기에 중심을 두고 실천하려고 노력한다. 이것은 나를 향한 태도 즉 변화이다.



타인을 향한 태도, 존중


나는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싶어 한다. 대화를 하다가 어느 순간 내 위주로 말을 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면 즉시 중단하고 상대의 얘기를 들으려 노력한다. 그들이 생각하는 것 그리고 옳다고 믿는 것이 설령 내 가치관과 다르더라도 이해하려고 한다. 칭찬을 받더라도 상대가 내게 준 것들에 감사하다고 답한다. 미워하는 상대여도 시간이 지나면서 감정이 누그러지면 그 사람이 가진 장점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 온다. 그렇기에 나는 어떤 사람이라도 배울 점이 있다고 믿는다. 이것이 타인을 향한 태도, 즉 존중이다. 



공동체를 향한 태도, 유대


나는 소속됨으로써 빛나는 사람이다. 혼자서 끙끙대며 해결하는 과정은 힘들고 때로는 지친다. 하지만 내가 속한 공동체에서 응원과 지지를 받으며 나아갈 때 나는 더욱 열정적으로 나아갈 수 있다. 나는 또한 사람들에게 무엇을 줄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사람이다. 세심한 배려를 통해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내고, 문제의 실마리를 찾아내는 문제해결사의 역할을 자처한다. 맡은 일에 대한 책임감으로 인내하다 보면 결국 노력을 인정받는다. 이것이 공동체를 향한 태도, 즉 유대이다.



세상을 향한 태도, 개방성


마지막으로 나는 세상에 대한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것을 받아들인다. 과거보다는 미래를 지향하며, 가장 선두에 서서 개척하는 사람들을 존경한다. 비주류의 시선으로 주류의 관점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사람이며, 고정관념을 비트는 관점에 열광한다. 또한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늘 배우려는 사람이다. 계속해서 공부하다 보면 어느 시점에서 하나의 원리로 집약하는 순간이 온다. 이를 통해 나는 세상에 한걸음 다가간다. 이것이 세상을 향한 태도, 즉 개방성이다.



나를 정의하는 한 단어, 진정성


이 네 가지 태도를 가능케 하는 근원은 바로 진정성에 있었다. 나는 어떤 상황에서도 꾸밈없이 솔직하게 대하려고 노력했다. 자기발견을 하는 동안 반복해서 말했던 '사람과 사람 간의 연결' 그리고 '개인의 성장'을 지향하기 위해선 나부터 사람들과 진정한 관계를 맺을 줄 아는 사람이어야 했고, 스스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돼야 했다. 그렇지 않고 생각으로만, 말로만 하는 것은 스스로가 용납하지 못했다.


나에게 진정성이란 어떤 상황에서도 진실하게 대하는 것이다. 내가 하는 말과 행동에 책임감을 느끼고 살아가는 것이라 말할 수 있다. '나를 묻고, 답하다'를 시작할 때도 숨김없이 솔직하게 드러내려고 노력을 했다. 이전에는 이 경험이, 이 생각이 남들에게 어떻게 보일까 눈치를 보면서 좋은 모습만 보여주려고 했었다. 그건 내가 원하는 모습과 거리가 멀었다.


눈치를 챘을지 모르지만 자기발견에서 꺼내놓은 경험들은 대부분 자소서 문항에 한 번씩 담았던 것들이었다. 작년 하반기 공채에 자소서를 준비하면서, '성과를 수치로 보여라', '결론부터 앞에 제시해라' 등의 취업시장에 떠돌아다니는 비법들로 내 경험을 700자에서 1000자 사이에 욱여넣었다. 700자에 채워진 내 글은 평이했고 아무런 열정이 느껴지지 않았다.


나는 쓰는 내내 거짓을 얘기하는 것만 같아 괴로워했다. 돌이켜보면 내 경험을 너무나 취업하기 위한 전략으로만 보고 가치를 제대로 보지 못했던 것 같다. 문항을 답하기 전에 스스로에게 그 경험이 어떤 의미였는지부터 물었어야 했다. 가령 '리더십을 보였던 경험을 쓰시오'라는 문항이 있다면 팀프로젝트 경험을 떠올리는 게 아니라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리더란 무엇인지를 생각하는 것이다.


서류전형에 지원하기 급급했던 나는 합격 자소서 사례를 보면서 비슷하게 짜 맞추느라 진정성을 잃고 말았다. 그래서 꽤 오랜 시간 자신감 하락과 무력감으로 방황했다. 이제는 꾸며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없이, 자소서 문항에 욱여넣었던 경험들을 다시 꺼내어 찬찬히 살폈다. 글자 수 제한에 연연하지 않고 솔직하게 답하는 과정에서 진정성을 다시 되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하는 것이 나다운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4개의 지향점에 뿌리는 '진정성'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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