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차 자기발견
"기업에선 점차 사람이 필요하지 않다. 너희들은 기업에 오래 살아남아 임원이 되었으면 한다." 자소서 멘토링에서 멘토님이 하신 말씀이셨다. 당시엔 그렇게 해야구나 하고 끄덕였지만, 자기발견을 하고 진짜 내가 원하는 일이 뭔지 찾는 과정에서 임원이 돼서 회사에 오래 버티는 것이 과연 성공적인 삶인가 의문이 들었다. 내가 생각하는 미래엔 임원으로서 삶은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어떤 이미지가 그려진다. 마이크를 잡고 사람들 앞에 서있는 모습. 말하는 내내 힘 있고 눈빛이 반짝거리는 나를 떠올린다. 미래의 나는 언젠가 내가 원하는 일을 하고 있는 순간이 오면 그 일을 찾기까지 3년간의 방황의 시간과 사회가 정해둔 코스를 이탈하는 과정을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있었다.
남들이 얘기하는 길이 아닌 다른 길로 갔을 때 외로움과 불안을 알기에 시도조차 못하고 현실에 순응하는 사람들에게 늦지 않았다고 말해주고 싶다. 탁월한 성과를 보였다던가 단기간에 좋은 직장을 구한다던가 그러지 않아도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희망을 주고 싶다. 직업으로서 성공을 걷어내고 나면 진짜 내가 원하는 삶의 목표가 보인다. 나는 <최고가 되려면 최고를 만나라>에 나오는 브라이언 트레이시의 '성공'에 대한 정의를 들고 싶다.
내가 생각하는 성공이란 당신이 가장 즐기는 일을, 당신이 존경하는 사람들 속에서, 원하는 방식으로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가장 나답게 살고 있다고 느꼈던 일들을 떠올려보면 공통점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내가 잘할 수 있고 할수록 흥분되는 일들을 내가 배우고 싶고 함께 있고 싶은 사람들과 함께 자율적으로 일하는 것이었다. 나는 성공이 반드시 무언가 대단한 결과물을 이뤄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성공이 어떤 목적지에 다다르는 것이 된다면 그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그 이후의 삶은 더 이상 의미가 없는 것일까? 반대로 닿을 수 없는 높은 이상을 추구하는 것이 성공이라면 그것 또한 영원히 닿지 못한다는 고통에 시달리면서 사는 것이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의미 있는 삶과 거리가 멀다.
나는 부단히 노력하는 과정에서 성취감을 얻으며, 이를 발판 삼아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 자체가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가만히 있질 못한다. 조금이라도 익숙해지고 편안해진 상태를 좀체 적응하지 못한다. 다시 새로운 것을 마주하고 파헤쳐 나가며 무언가를 기여했다는 느낌을 받으며 살고 싶다. 그리고 이 과정을 혼자가 아닌 나와 같은 결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다. 서로가 서로를 응원해주고 자극이 돼주는 사람들을 곁에 두고 원하는 일을 해내는 것을 말이다.
브라이언 트레이시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성공을 도달한 어떤 한 점의 상황을 가리키지만, 진정한 성공이란 방향성 즉 죽을 때까지 이루기 위해 가고 있는 방향이라고 설명한다. 가까운 친구와 지인부터 내가 속한 커뮤니티 그리고 나아가 한국 사회가 '원하는 일'을 하며 사는 삶을 살아가도록 하는 것이 나의 내면 깊이 소망하는 꿈이다. 아직은 나 조차도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해 찾는 과정에 있지만 언젠가 스스로 나 다운 삶을 살고 있다 자부할 수 있을 때 그동안의 경험들을 나누어 줄 것이다. 이것이 내가 죽을 때까지 이루기 위해 가고자 하는 방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