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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영로스팅 Feb 05. 2024

혁신에 필요한 온도, 75도

마지막이라야 다음이 있습니다.

새해가 되었다고 의례적으로 세우는 신년 목표는 오래가지 못합니다. 변화를 촉발하는 것은 ‘결심’이 아니라 마지막이라는 ‘절박함’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 상황을 변화시키지 않으면 안 되는 마지막이랄 때야 변화가 시작됩니다. 그래서 ‘결심’보다는 ‘상황’이 중요합니다. 기존의 관성에서 의도적으로 탈피해서 새로운 상황을 만들어야만 변화는 지속될 수 있습니다. 생각을 바꾸려면 만나는 사람, 자주 가는 장소, 보는 영화나 드라마, 읽는 책을 먼저 바꾸어야 합니다.


다양한 개인이 모인 조직의 변화는 개인의 변화보다 더 어렵습니다. 문제는 마지막이 된 순간, 거대한 조직이 변화하기에는 이미 늦었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조직에서 변화를 위해서는 마지막일 수 있다는 위기감의 온도가 조직 내 퍼져야 합니다. 변화 관리 전문가인 존 코틀러의 경험을 빌리자면, 조직에서 변화는 주요 임원의 75% 이상이 필요성에 공감할 때라야 가능합니다. 물은 99도에서 100도가 되는 순간 끓지만, 조직에서 끓는점은 75도인 셈입니다.


따라서, 변화에서 리더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마지막이 오기 전에 마지막일 수 있다는 위기감을 조성하는 것입니다. 코로나와 같은 예외적 경우를 제외하고는, 위기는 보통 서서히 축적됩니다. 따라서 75도를 만들기 위한 인위적인 노력이 중요합니다.


성공적으로 변화를 추진한 기업 대부분은 의도적으로 위기를 조장했습니다. 한 CEO는 의도적으로 모든 손실을 당해연도에 기록하면서 가장 큰 회계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한 사업 총괄은 결과가 부정적으로 나올 것을 알고서도 고객만족도 조사를 시행했습니다. 표면적으로 이런 시도는 매우 위험해 보입니다. 하지만 지나친 보신주의 상태에서 변화를 추진하는 것 자체가 위험이 큽니다. 위기의식이 충분히 높아지지 않는다면 변화는 성공할 수 없고, 장기적으로 봤을 때 조직의 미래는 위험에 빠지게 됩니다.


위기감이 충분히 조성되었다면 변화는 시작됩니다. 하지만 그 변화를 더 오래 추진하기 위해서는 변화의 방향성을 믿는 ‘변화 선도팀’을 결성해야 합니다. 주도적인 한 명으로는 큰 조직의 변화를 이끌 수 없습니다. 변화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5명, 10명, 50명의 사람들이 변화를 믿고 합심해서 개선점을 찾고, 뛰어난 성과를 내려는 공동의지를 발전시켜야 합니다.


작은 조직이든 큰 조직이든 개선 노력을 하는 첫 해에는 변화 선도팀은 3~5명으로 충분합니다. 하지만 변화의 속도를 가속화시키기 위해서는 대기업의 경우 변화 선도팀이 20명~50명까지 커져야 합니다. 임원급이 팀의 핵심을 구성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종종 이사회 멤버나 필요하면 직원들 대표 등 중요한 의견을 낼 수 있는 대표자들을 포함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왜’와 ‘누가’가 정해진 이후라야, ‘어디로’와 ‘어떻게’를 논의할 수 있습니다. ‘어디로’가 변화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비전이라면 ‘어떻게’는 어떤 변화 이니셔티브를 가져갈지에 대한 내용입니다. ‘어디로’가 철저한 소통의 문제라면, ‘어떻게’는 작은 성공을 통해 변화 동력을 축적하는 문제입니다.


대부분 변화 노력은 실패하며, 이유는 다양합니다. ‘왜’, ‘누가’, ‘어디로’, ‘어떻게’가 각각 명확지 않을 경우 변화 동력은 상실되고, 변화를 저항하는 이들의 목소리만 커지게 될 것입니다.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왜’입니다. 


마지막일 수 있다는 ‘절박감’이 없다면 그 변화는 실패합니다.



<John P. Kotter, “Leading Change: Why Transformation Efforts Fail", Harvard Business Review (May–June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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