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살 없는 전략 실행을 위한 방법
린스타트업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작하면 잘 되거나, 망하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시카르 고시(Shikhar Ghosh) 교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스타트업의 75%는 실패합니다. 확률적으로 스타트업은 실패할 것을 전제로 시작해야 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따라서, 어차피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면 애초부터 다른 전략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일반적으로 대부분 신규 사업자는 사업 계획을 세우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시장의 크기, 해결해야 할 문제, 해결책을 포함해 향후 5년간의 예상 매출, 이익, 현금흐름 등을 예측합니다. 사업 계획에 확신이 있는 사업가가 투자자를 설득해 투자금을 유치하면 고립된 상태에서 제품과 서비스 개발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세상은 계획대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특히나 변화무쌍한 현대 경쟁 사회에서는 모든 것이 예측 불가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래서 계획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를 바꾸어야 합니다.
처음 세운 계획은 고객과 대면하고 나면 거의 살아남지 못합니다. 권투 선수 마이크 타이슨은 “누구에게나 계획은 있습니다. 얼굴에 펀치가 날아오기 전까지는 말이죠”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벤처캐피털, 대기업을 제외하면 3개년, 5개년 계획을 세우지 않습니다. 이런 계획의 본질은 허구이고, 계획 수립에 시간 낭비만 할 뿐입니다.
스타트업은 대기업의 축소판이 아닙니다. 성공한 기업은 오히려 빠른 속도로 연달아 실패하나 고객의 피드백을 빨리 반영하여 개선된 모델을 찾는 이들입니다.
그래서 린스타트업 (Lean Startup) 방법론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린(Lean)은 '여윈, 메마른'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로 린스타트업의 의미는 '군살이 없는', '낭비 없는' 프로세스로 일을 하는 스타트업을 의미합니다. 기존 대기업이 머릿속으로 계획된 비즈니스 모델을 실행한다면, 린스타트업은 비즈니스 모델을 찾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린 방식은 애초에 도요타 생산 방식 (Toyata Production System), 지금은 린 생산(Lean Production)으로 더 많이 알려진 개념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처음에는 카이젠, 칸반, 안돈 등 린 생산 방식에 활용되는 도구들이 더 유명했습니다.
1) 카이젠(kaizen)은 현장 근로자들이 복잡한 문제를 처리하는 작업장을 뜻하며,
2) 칸반(kanban)은 적시 생산(JIT, just-in-time production)을 위한 일정 관리 시스템을 뜻합니다.
3) 안돈 코드(andon cord)는 작업장에서 일하는 근로자 중 누구든 문제를 발견했을 때 즉각 잡아당겨 생산을 중단시킬 수 있는 장치를 의미합니다.
도요타 생산 방식을 스타트업에 적용하여 린 스타트업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세 지 원칙이 있습니다.
첫 번째,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이 확실한 사실이 아니라 가정이라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즉, 사실과 가정을 정확히 구분할 수 있는 객관성이 필요합니다. 모르는 것을 아는 것도 미덕입니다.
두 번째, 책상 밖으로 나가 고객을 직접 만나면서 가정을 시험합니다. 잠재적인 이용자, 구매자, 파트너들에게 지속적으로 질문하고 피드백을 얻습니다.
세 번째는 애자일 개발 방식을 따라야 합니다. 완벽한 제품을 만드는 것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을 반복적으로 점진적으로 개발하여 시간과 자원의 낭비를 없애야 합니다. 이는 스타트업이 MVP(Minimum viable product)를 만들어 실험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린의 근본적인 경영 원칙을 현 조직에 반영해 보는 것입니다.
1) 고객의 요구를 정확하게 제품과 서비스에 반영하려는 고객 우선주의
2) 최대의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직원들에게 최대한의 권한 부여
3) 좀 더 나은 방법을 찾기 위한 끊임없는 탐색
4) 조직 전반에서 기업의 전략과 목표를 투명하고 일관성 있는 방식으로 연결해 업무에 의미를 부여하려는 지속적 노력
흔히 린스타트업을 떠올리면, MVP, Agile, A/B test 등의 도구를 떠올리나 보다 근본은 관점(Perspective)에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창업은 비즈니스 모델을 실행하는 것이 아니라 찾는 과정이다.
우리의 진짜 고객은 내 책상과 머릿속이 아니라 밖에 있다. (kanban, JIT)
빠짐없는 상세 설계보다 빠르게 실패하고 점진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결국 더 빠르다. (kaizen)
계획과 실행을 분리하는 테일러즘을 벗어나, 실행을 하는 모든 팀원들에게 생각하고 실행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 (andon code)
손익계산서는 결과일 뿐, 고객확보비용, 고객생애가치, 이탈률, 입소문 등이 훨씬 더 중요한 지표이다.
실패 자체가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예측하지 못한 실패를 두려워하고, 거기에서도 새로운 배움을 얻는다.
신중함보다 신속함을 더 중시한다.
혁신은 파워포인트와 엑셀에서 시작되지 않습니다. 이제는 시장과 고객의 목소리를 먼저 듣고 작은 실험들을 해나가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 실험해야 합니다. 현대 사회에서 혁신은 생존과 성장을 위한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Steve Blank, ”Why the Lean Start-Up Changes Everything”, Harvard Business Review (May 20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