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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영로스팅 Feb 08. 2024

전략이란 무엇인가?

무엇이 아닌가를 먼저 생각해봐야 합니다.

‘무엇이다’와 ‘무엇이 아니라’는 결국 궤를 같이 합니다. 그 ‘무엇’이 흔히 알려져 있고, 고정관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을 때, ‘이것은 그 무엇이 아니다’라고 설명하는 방법이 되려 직관적입니다. 전략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구나 흔하게 많이 쓰고 있는 표현이지만 막상 이게 무엇인지 설명하자면 애매합니다. 따라서 '무엇이 아니다'로 설명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먼저, 유행처럼 번지는 다양한 경영 도구나 기법은 전략이 아닙니다. 1970~1980년대 일본의 기업들이 무서운 속도로 전 세계 시장을 지배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서구 기업들은 일본 기업들의 비법이 무엇인지 궁금했고, 그 결과 6 시그마를 비롯한 전사적 품질 경영 (TQM), 벤치마킹, 아웃소싱, 리엔지니어링, 린생산 등 수많은 경영 도구들이 컨설팅 회사를 통해 퍼져나갔습니다. 모든 보고서에는 이 단어들이 지배적이었고, 이것이 그 시대 기업들의 전략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요즘에는 커뮤니티, 그로스행 킹, 퍼포먼스 마케팅, SEO, 리타겟팅 같은 단어들이 남발되나 이는 경영 도구의 하나일 뿐입니다. 


경영 도구를 통한 운영 개선은 전략이 아닙니다. 운영 개선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지만 영속적이지 못합니다. 경쟁자들도 유사한 경영 도구를 도입해서 개선할 것이며, 결국 경쟁자까리 닮아가는 수렴의 현상에 도달하여 더 이상 차별점이 없어지게 됩니다. 더 최악의 경우는 비용을 더 줄이기 위해 더 싼 부품을 사용하면서 사용자들의 신뢰를 잃게 됩니다.


그렇다면 전략이란 무엇일까요? 전략은 경쟁자와 근본적으로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전략은 경쟁자가 예측하기 힘든 (또는 따라 하기 힘든) 장소, 시간, 방식의 조합입니다. 이 중에서도 제일 중요한 것은 장소, 즉, 전략적 포지셔닝입니다.


전략적 포지셔닝이 의미 있으려면 무언가를 포기해야 하는 선택을 해야 합니다. 많은 고객들에게 접근하려면 모든 니즈를 충족시켜야 하나 이는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1-2개의 제품과 서비스로 날카롭게 접근해야 하며, 소수의 고객을 선택해서 그들의 핵심 소수 니즈를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따라서 전략이란 숨 가쁜 경쟁 구도에서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지 선택할 수 있게 도와주는 기준점입니다. 하나의 실행을 통해 이득을 얻으면 그에 따른 손해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따라서 전략은 늘 선택지이며, 장점과 단점, 플러스와 마이너스, 기회와 위기가 공존합니다. 따라서, 날카로운 전략은 남이 못 보는 곳에서 기회를 찾는 데 있다기보다는, 남들은 단점이 더 크다고 생각한 것에서 기회를 발견하는 찰나에 있습니다.


경쟁자가 따라 하기 힘든 좋은 전략이란 그 전략이 모호해서가 아니라 실행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전략은 단순하고 명쾌할 때 잘 작동합니다. 전략의 차별화는 전략 자체의 창의성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 모든 자원이 조화롭게 움직이게 하는 오케스트라 지휘 역량에 달려 있습니다. 직원들에게 전략을 실행하게 만드는 것은 전적으로 경영자의 몫입니다. 흔히 전략이 없어서 실패했다고 얘기하지만 실패의 보다 큰 이유는 그 전략이 ‘조화’롭게 실행되지 못한데 있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따라서 전략은 조직의 강점을 정확히 파악하는데서 시작합니다. 베트남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 붉은 나폴레옹으로 불리는 베트남 ‘보구엔지압’ 장군은 전략을 더 쉽게 풀어 설명합니다. 소수 정예병이라는 약점이 있기에 “적(敵)이 좋아하는 장소에서 싸우지 않고, 적이 원하는 시간에 싸우지 않고, 적이 생각하는 방법으로 싸우지 않는다’의 삼불(三不) 전략이 그가 정의한 전략입니다.


결론적으로 전략은 ‘어디에서 싸울 것인가? (Where to play)’와 ‘언제 어떻게 싸울 것인가? (When and how to win)’의 조합입니다. 따라서 잘 짜인 전략은 포지셔닝과 이 포지셔닝을 경쟁자가 왜 원하지 않을 것인지? 또는 왜 쉽게 따라 하지 못할 것인지? 가 담겨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전략은 파워포인트에 담긴 멋진 차트가 아닙니다. 그것이 실행으로 옮겨지는 과정 속에 오케스트라 연주처럼 조직원들이 각자의 악기를 조화롭게 연주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전략을 통해 기업이 경쟁 우위를 지속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방법입니다.


전략은 운영을 도와주는 경영 도구도, 완벽한 계획도, 파워포인트 안에 갇힌 문서도 아닙니다.



<Michael E. Porter, “What Is Strategy?”, Harvard Business Review (November–December 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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