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만화 산업은 창작, 번역, 유통 등 전반에서 AI 기술을 활용한 혁신을 통해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슈에이샤와 같은 선도 기업은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며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사이버펑크 모모타로》와 같은 혁신적인 작품은 AI와 인간의 협업이 창작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일본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AI 기술의 융합은 일본 만화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전 세계 만화 팬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며, 일본 만화가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슈에이샤는 2023년 5월 AI 챗봇 서비스 '코믹 코파일럿'을 출시하며 만화 창작 업계에 혁신을 일으켰습니다. 이 서비스는 오픈 AI의 ChatGPT API를 기반으로, 《원피스》와 《슬램덩크》 등 다수의 히트작을 만들어낸 '소년 점프' 편집진의 노하우를 학습한 AI를 활용합니다. 코믹 코파일럿은 작품의 테마와 제목, 등장인물의 이름, 필살기명 등 창작 아이디어를 제안하며, 대사와 문장을 교정하고 가상 독자의 피드백을 제공하여 창작자를 돕습니다. 또한 창작자의 고민을 상담하고 격려하며, 출시 10일 만에 2만 5,000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하며 만화 창작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서비스는 특히 신인 작가들에게 유용합니다. 한 신인 작가가 "우주를 배경으로 한 로봇 소년의 모험"이라는 간단한 프롬프트를 입력했을 때, 코믹 코파일럿은 《스타드리머》라는 제목과 주인공 '네오'의 설정, 우주 해적단과의 대결 구도, 그리고 '스타 버스트 펀치'라는 필살기를 제안했습니다. 특히 대사를 말풍선 크기에 맞게 조정하는 기능은 반복 작업을 줄여주는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합니다. 슈에이샤는 이러한 성과를 기반으로 코믹 코파일럿의 기능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습니다. 다만, 생성된 답변이 기존 작품의 내용을 포함할 가능성이 있어, 사용자들에게 저작권 침해를 방지하기 위한 주의가 요구됩니다.
코믹 코파일럿의 등장은 일본 만화 산업에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많은 신인 작가와 지망생들은 이 도구가 창작의 진입 장벽을 낮추었다고 평가하며, 이를 활용해 데뷔한 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코믹 코파일럿을 활용해 제작된 《AI의 신부》는 2024년 하반기 최고의 화제작으로 떠오르며 AI와 인간 협업의 가능성을 입증했습니다. 반면, 일부 베테랑 작가들은 AI가 창작의 본질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저작권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논의 속에서도 코믹 코파일럿은 일본 만화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며 새로운 창작 방식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슈에이샤는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슈에이샤와 데즈카 프로덕션은 AI 기술을 활용해 일본 만화의 거장 데즈카 오사무의 작품을 새롭게 재탄생시키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2020년에는 데즈카 오사무의 사후 31년 만에 AI 기술을 통해 신작 《파이돈》을 선보였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데즈카 오사무의 주요 장편 65편과 단편 시나리오 131편의 데이터를 AI에 학습시켰고, 그 결과 AI는 130개의 플롯을 생성했습니다. 최종 시나리오는 데즈카의 장남 마코토와 다른 시나리오 작가들이 완성했으며, 캐릭터 디자인은 수십만 장의 인간 얼굴 데이터를 학습한 AI가 데즈카 작품 속 인물 300명의 표정을 분석해 제작했습니다. 《파이돈》은 2030년 도쿄를 배경으로, 기억을 잃은 노숙자가 작은 로봇새와 함께 행방불명된 과학자를 찾아 나서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2023년에는 데즈카 오사무의 대표작 《블랙잭》의 신작이 AI의 도움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GPT-4가 《블랙잭》의 전체 에피소드를 학습했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스토리와 그림을 생성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블랙잭》 200 화분의 텍스트 데이터, 데즈카의 단편 만화 200 화분의 텍스트 데이터, 데즈카가 직접 그린 캐릭터 2만 장의 얼굴 이미지를 AI에 학습시켰습니다. 새 작품의 제목은 'TEZUKA2023 블랙잭 기계의 심장 - Heartbeat Mark II'로, 2023년 11월 22일 발매된 만화 주간지 '소년 챔피언'에 32페이지 분량으로 연재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완전해야 할 AI 인공심장에서 발생한 혈종을 치료하기 위해 블랙잭이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이처럼 AI를 활용한 만화 제작 프로젝트는 일본 만화 산업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데즈카 프로덕션의 디렉터인 데즈카 마코토는 "아버지가 계셨다면 분명히 AI를 사용했을 것"이라며, AI가 만화를 제작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기대감을 표했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응은 엇갈립니다. 일부에서는 "데즈카의 유산을 바탕으로 한 것일 뿐, 데즈카의 작품으로 볼 수 없다"는 비판적인 의견이 있는 반면, "생성 AI의 발전으로 고인이 남긴 작품을 다시 즐길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은 의미 있는 진전"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AI와 인간의 협업을 통해 이루어진 이러한 시도는 일본 만화 산업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갈 것으로 기대됩니다.
《사이버펑크 모모타로》는 일본 만화 역사에서 AI 기술이 가져온 혁신을 상징하는 작품으로, 2023년 3월 9일 출간되었습니다. 이 만화는 일본 민담 '모모타로'를 사이버펑크 세계관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작가 Rootport가 스토리와 대사를 작성하고, AI 이미지 생성기 Midjourney를 사용해 비주얼을 완성했습니다. Rootport는 "사이버펑크 모모타로 한밤중 일본"과 같은 텍스트 프롬프트를 입력해 이미지를 생성했고, 수천 장의 결과물 중 스토리에 맞는 이미지를 선별하여 만화를 구성했습니다. 작품은 분홍색 머리를 가진 주인공 '피치 존'이 네오-오카야마라는 디스토피아 도시에서 모험을 펼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AI와 인간 창작자의 협업이 새로운 형태의 만화를 어떻게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사이버펑크 모모타로》의 제작 과정은 단순히 AI 기술에 의존한 것이 아니라, 인간의 창의성과 AI의 효율성이 결합된 사례로 주목받았습니다. Rootport는 AI가 생성한 이미지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캐릭터에 분홍색 머리와 같은 뚜렷한 특징을 부여했으며, 배경과 캐릭터 이미지를 따로 생성한 뒤 수작업으로 합성하여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AI가 인간 손을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점과 같은 기술적 한계에도 직면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반복적인 시도와 조정을 거쳤습니다. 이러한 노력 끝에 완성된 《사이버펑크 모모타로》는 120페이지 분량의 풀컬러 만화로, 단 6주 만에 제작되었으며 이는 전통적인 만화 제작 방식과 비교했을 때 놀라운 속도입니다.
이 작품은 출간 이후 일본 내외에서 큰 화제를 모으며, AI 기술이 예술 창작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둘러싼 논의를 촉발시켰습니다. 《사이버펑크 모모타로》는 NHK와 닛폰 TV 등 주요 언론에서 보도되었고, 출간 첫 주에만 수만 부가 판매되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동시에 AI 기술의 도입이 예술성과 창작자의 역할에 미칠 영향에 대한 비판도 제기되었습니다. 특히 일부 독자와 예술가들은 AI가 기존 작품을 학습하는 과정에서 저작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이버펑크 모모타로》는 AI와 인간 창작자의 협업 가능성을 보여준 획기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으며, 앞으로의 만화 산업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중요한 이정표로 자리 잡았습니다.
AI 기술은 만화 번역 분야에서도 활발히 활용되고 있습니다. 일본의 AI 번역 스타트업 오렌지(Orange)는 2024년 5월, 쇼가쿠칸을 비롯한 10개 주요 기관으로부터 약 257억 원(29억 2000만 엔)의 대규모 투자를 성공적으로 유치하며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번 투자는 일본 만화 산업의 글로벌 확장을 목표로 한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됩니다. 쇼가쿠칸과 함께 국영 일본투자공사(JIC)의 벤처 캐피털 부문이 투자를 주도했으며, 미즈호 캐피털, 미쓰비시 UFJ 캐피털, SBI 인베스트먼트 등 주요 투자 기관들도 참여했습니다. 이러한 대규모 자금은 오렌지의 AI 번역 기술이 일본 만화 산업의 미래를 재정의할 잠재력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오렌지의 AI 번역 기술은 기존 번역 방식 대비 5배 빠른 속도를 자랑하며, 비용은 10% 수준으로 줄일 수 있는 효율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 기술은 일본 만화의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크게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으며, 오렌지는 5년 내에 5만 개의 일본 만화 영어 타이틀을 출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는 현재 연간 70만 권 중 약 2%만 영어로 번역되는 일본 만화 시장에서 대규모 혁신을 이루는 계기가 될 전망입니다. AI 번역 시스템은 이미지 분석과 문자 인식 기능을 활용해 만화를 번역하며, AI가 초벌 번역을 진행한 뒤 전문 번역가가 이를 검토해 최종본을 완성합니다. 이 과정은 빠르면 이틀 안에 마무리되어 실시간 만화 수출이 가능해졌습니다.
이러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오렌지는 일본 만화의 글로벌 유통을 가속화할 계획입니다. 올해 여름부터 매달 500건의 만화를 번역해 'emaqi'라는 앱을 통해 미국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며, 다른 전자책 플랫폼에서도 번역된 타이틀을 판매할 계획입니다. 더 나아가, 스페인어권 국가와 인도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여 일본 만화의 글로벌 영향력을 더욱 확대할 예정입니다. 오렌지의 기술은 불법 복제로 인해 매년 8311억 엔의 피해를 겪는 일본 출판업계를 지원하는 데에도 기여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일본 만화의 매력을 전 세계 독자들에게 더욱 빠르게 전달하며,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것입니다.
일본 정부는 AI 기술의 급속한 발전에 대응하기 위해 여러 차례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정책을 점차 발전시켜 왔습니다. 2019년 3월에는 '인간 중심의 AI 사회 원칙'을 발표하며 AI 기술이 사회에 미칠 영향을 강조했습니다. 이어 2023년 6월에는 '지식재산추진계획 2023'을 통해 AI와 저작권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와 법적 정리의 필요성을 제시했습니다. 같은 해 12월에는 '생성형 AI 저작권 안내서'를 발표해 AI 저작권에 대한 첫 공식 지침을 마련했습니다. 가장 최근인 2024년 4월 19일에는 경제산업성과 총무성이 공동으로 'AI 사업자 가이드라인(제1.0판)'을 발표하며, 기존의 여러 가이드라인을 통합한 종합적인 지침을 제공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노력은 AI 기술 발전과 창작자의 권리 보호 사이의 균형을 맞추려는 일본 정부의 의지를 보여줍니다.
AI 학습과 저작권, 그리고 관련된 처벌에 대해 일본 정부는 명확한 지침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생성형 AI 저작권 안내서'에 따르면, 원칙적으로 AI가 생성한 창작물은 저작물로 인정되지 않으며 저작권 등록 대상이 아닙니다. 그러나 인간의 창작적 개입이 있는 경우에 한해 제한적으로 저작권을 인정하며, 이 경우 '편집저작물'로 등록할 수 있습니다. 또한 AI 학습과 관련해, 인기 만화 작품인 《나루토》나 《원피스》가 무단으로 학습 데이터로 사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AI 사업자가 저작물을 학습 데이터로 활용할 경우 정당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저작권자가 자신의 작품이 AI 학습에 사용되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경우, 이를 명시적으로 반대하거나 기술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점도 안내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AI 저작권 침해에 대한 처벌 조항도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만약 AI가 생성한 창작물을 자신의 저작물로 허위 등록할 경우, 이는 허위등록으로 간주되어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생성 단계에서 저작권 침해가 인정될 경우, 가처분 신청을 통해 AI를 활용한 새로운 창작물 제작과 기존 산출물의 활용을 금지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조치는 《데스노트》나 《귀멸의 칼날》과 같은 인기 만화가 AI를 통해 무단 복제되거나 변형되는 것을 방지하고, 창작자의 권리와 창작 의욕을 보호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AI 사업자 가이드라인'은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이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 사회적 신뢰 하락과 사업 가치 유지의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의 이러한 가이드라인은 AI 시대에 만화 산업이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는 중요한 토대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출처
内閣府知的財産戦略推進事務局「知的財産推進計画2023」2023年6月24日
文化庁「生成AIと著作権に関する基本的な考え方」2023年12月
経済産業省・総務省「AI事業者ガイドライン(第1.0版)」2024年4月19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