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닝도 AI 사업의 기회다

Cluely 창업 스토리

by 경영로스팅

한국계 미국인 이정인님은 컬럼비아대학교 컴퓨터공학과 재학 중, ‘인터뷰 코더(Interview Coder)’라는 AI 도구를 개발했다. 이 도구는 면접 중 화면에 뜨는 질문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정답을 오버레이 형태로 띄워주는 방식이다. 면접자는 이를 감지하지 못한 채, 사용자는 그대로 읽기만 하면 됐다. 그는 이 기술을 활용해 아마존, 메타, 스트라이프 등 주요 테크 기업의 면접을 실제로 통과했다.

그러나 이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일부 기업은 채용을 철회했고, 학교 측은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이정인님은 징계 청문회 과정을 녹음해 소셜미디어에 공개했고, 담당 교직원의 얼굴 사진까지 함께 게시했다. 이는 학교와 체결한 비공개 합의 조항을 위반한 행위로 간주되어, 결국 퇴학 당했다.

그는 이 사건을 감추지 않고, 오히려 논란을 정면에 내세웠다. Cluely를 창업하고 “We want to cheat on everything.”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공동창업자인 닐 샨무감(Neel Shanmugam)과 함께, 기술보다 스토리를 전면에 내세운 브랜드를 구축했다.

퇴학 이후 불과 두 달 만에 시드 투자와 시리즈A를 연이어 유치하며 실리콘밸리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2025년 6월, Cluely는 벤처캐피털 a16z로부터 1,5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두 달 전에는 Abstract Ventures 등으로부터 530만 달러의 시드 투자를 받았고, 누적 투자금은 2,030만 달러에 이른다. 기업가치는 약 1억 2,000만 달러로 추정된다.

Cluely의 제품은 시험, 면접, 영업 상황처럼 빠른 판단과 대답이 요구되는 순간에 실시간 AI 조력을 제공하는 도구다. 질문이 입력되면 AI가 적절한 문장을 화면에 띄워주고, 사용자는 그대로 말하면 된다. 외부에서는 이를 감지하기 어렵다.

이정인 대표의 개인 서사는 Cluely의 제품 설명서보다 더 강력한 전달 도구가 되었다. 퇴학, 채용 취소, 1,20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보인 바이럴 영상은 그 자체로 브랜드의 일부가 되었다. 그는 기술로 문제를 푸는 사람이 아니라, 기술이 던지는 문제를 스스로 통과해온 사람으로서 소비자에게 다가갔다.

Cluely는 완성된 제품을 만들고 나서 시장에 진입하지 않았다. ‘Build as you go’라는 철학 아래, 논란을 감수하더라도 먼저 질문을 던지고 피드백을 받는 방식을 택했다. 완성도보다 속도, 안정성보다 주목도를 우선시했다. 실제로 50명의 인턴을 한 공간에 거주시켜 하루 4개의 TikTok 콘텐츠를 제작하게 한 전략은 제품보다 브랜드를 먼저 내세웠다

Cluely는 ‘감지되지 않는 AI 에이전트’라는 새로운 범주를 만들었다. 면접, 시험, 영업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대응을 돕는 이 기술은 은밀하게 작동하지만, 수요는 분명하다. 흥미로운 점은, 이 기술이 알려질수록 이를 감지하거나 차단하려는 서비스도 함께 등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규칙을 깨는 것이 해법일 수 있다”는 a16z 파트너 브라이언 김의 말은 단순한 응원이 아니다. Cluely는 그 말대로, 아직 정해지지 않은 윤리의 공백에 기술을 집어넣었다. ‘치팅’이란 단어가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지조차 불분명한 시대, 그 모호함을 브랜드로 만든 것이다. 윤리의 경계가 흐릿해지는 곳에서 기회를 본 전략은 분명 인상적이다. 하지만 그 경계가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는가는 여전히 논란이 있다.

Cluely는 불완전한 기술과 불편한 이야기를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불완전함 자체를 질문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많은 AI 스타트업이 완성도를 높이고 논란을 피하려 애쓰는 동안, Cluely는 ‘지금 이 기술이 왜 필요한가’를 먼저 던졌다. 그 전략이 언제까지 유효할지는 모르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지금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기술을 둘러싼 질문에 답하려는 새로운 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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