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 후 협상

대형 음반사들이 수노와 우디오에 대응하는 방식

by 경영로스팅

2025년 6월 초, 블룸버그에 흥미로운 기사가 실렸다. 유니버설, 워너, 소니 같은 대형 음반사들이 생성헝 AI 작곡 스타트업 수노(Suno)와 유디오(Udio)와 라이센스 계약을 협의 중이라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불과 1년 전, 이들은 이들 회사를 대상으로 저작권 침해 고소를 한 바 있다. 곡당 최대 15만 달러에 이르며, 수천 곡에 해당하는 수십조 원 규모의 소송이다.

기사에 따르면, 대형 음반사들은 라이센스 비용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 학습에 쓰인 음원의 범위, 과거 무단 사용에 대한 보상, 해당 스타트업의 지분 확보까지 다양한 조건이 제시되고 있다. 생성형 AI가 만든 음악을 인정하는 대신, 어떤 기준에서 허용할지를 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핵심은 AI가 만든 음악의 바탕이 되는 음원의 ’출처‘를 밝히는 것에 있다. 어떤 소스가 쓰였는지를 명확히 확인할 수 있게 하고, 이를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는 요구를 하고 있다. 블락체인, 메타데이터와 고유 코드 등을 활용해 AI 음악 생성의 근거를 남기려는 시도다.

음악 업계의 ‘소송 후 협상’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음악 산업은 강하게 저항하다가 새로운 기술을 수용하며 적응했다.
- (1) 1999년, 음반사들은 MP3 파일을 무단으로 공유한 냅스터(Napster)를 상대로 대규모 소송을 제기했고, 2001년 서비스 종료 판결을 끌어냈다.
- (2) 2003년에는 애플과 협력해 곡당 0.99달러의 유료 다운로드 모델을 도입했다.
- (3) 2009년부터 스포티파이와 수익 배분을 두고 갈등했지만, 2017년 유니버설과 계약을 맺은 뒤 소니와 워너도 합류해 오늘날 스트리밍 체계가 완성되었다.

(1) 냅스터 사태는 단순한 서비스 중단이 아니라, 디지털 환경에서 저작권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에 대한 첫 번째 전쟁이었다. 음악이 불법으로 복제되고 공유되자 음악 업계는 소송으로 대응했다. 이를 통해 물리적 매체가 아닌 무형의 파일에도 저작권이 존재힌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2) 아이튠즈와의 협상은 한 단계 더 나아간 선택이었다. 음반사들은 디지털 유튱을 수용하는 대신, 유료화를 시도했다. 곡당 0.99달러라는 가격은 단순한 금액이 아니라, 사람들이 디지털로 음악을 ‘구매’할 수 있다는 인식을 만들었다. 이때부터 사람들은 앨범이 아닌 곡 단위로 음악을 모으기 시작했다.

(3) 스트리밍 시대에 들어서면서 2008년 시작된 스포티파이는 음반사들과 수년간 갈등을 겪었다. 결국, 2017년 유니버설과의 계약 체결을 기점으로, 다른 주요 회사들도 협의에 나서면서 현재의 구조가 자리를 잡았다. 플랫폼에 유통의 주도권을 넘겼지만 저작권을 지키는 방식으로 수익 모델을 전환했다.

지금 벌어지는 AI 관련 협상도 과거의 대응 방식의 연장선상이다. 음악 업계는 AI가 만든 음악에도 자작권을 지키기 위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음악 산업은 ‘카멜레온’처럼 살아남았다. 처음에는 낯설고 위협처럼 보이던 기술도, 시간이 지나면 새로운 기회로 바뀌었다. ‘저항’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선택이지만, ’적응‘하는 자만이 살아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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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블룸버그 기사 ‘Record Labels in Talks to License Music to AI Firms Udio, Su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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