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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영로스팅 Apr 29. 2023

성장성이 정체된 ‘리디’

2024년 IPO가 가능할까?

2022년 유니콘이 된 리디의 매출 성장성이 정체되고 있습니다. 리디는 2022년 초 싱가포르투자청과 KDB산업은행,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1,200억 원의 투자를 받을 때 기업가치 1조 6천억 원을 인정받으면서 유니콘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그러면서 3년 만에 자본잠식에서 완전히 벗어났습니다. 하지만 투자 시장 환경 악화로 최근 기업가치가 반토막이 났습니다. 더 큰 문제는 정체된 성장성과 악화되고 있는 수익성입니다. 당장 2024년 IPO 준비를 하고 있는 리디로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형국입니다.



리디의 연간 매출 성장률은 2022년 19%로 전년 대비 정체 중인 상황입니다. 전년 대비 2019년 매출 성장률이 무려 45%였던 상황에서, 2020년에는 35%, 2021년에는 19%로 지속적으로 감소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2022년 매출 성장률이 2021년과 유사한 19% 수준으로 선방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악화되고 있는 수익성입니다. 2020년 흑자로 전환된 것도 잠깐, 2021년부터 꾸준하게 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2022년 영업이익률은 -16% 수준입니다. 이는 매출 성장률보다 더 높은 영업비용 증가 때문으로, 현재의 경기 침체와 맞물려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리디의 2022년 수익성 악화 요인은 건강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영업비용 계정 중 두 번째로 높은 인건비성 비용이 무려 33%나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2022년 매출 성장률 19%보다 14% 포인트가 높아 거의 2배 가까운 인건비 상승입니다. 인건비와 연관된 임차료도 56%나 상승했습니다. 물론, 인건비성 비용은 선제적 투자의 의미도 있어 2023년 매출 성장세가 인건비 증가를 합리화할지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과도한 인건비 상승과 함께 광고선전비 증가도 효과가 크지 않았습니다. 리디는 2022년 기준 307억 원에 달하는 광고선전비를 가장 인기가 높은 자사의 '상수리나무 아래'를 공격적으로 마케팅했습니다. 미국 뉴욕의 타임스퀘어 전광판에 광고를 진행하고, 배우 구교환 씨를 활용하여 국내 버스나 코엑스 등 야외 광고를 집행했습니다. 문제는 ‘상수리나무 아래’가 2022년 말 웹툰 연재가 종결되었다는 점입니다. 시즌 1은 2017년 1월 17일부터 연재가 시작되어 2018년 3월 5일 완결되었습니다. 외전은 2018년 3월 12일부터 7월 19일까지 연재되었고, 시즌 2는 2019년 5월 3일 시작되어 2022년 12월 16일 총 448화로 완결되었습니다. 연재가 완결되었기에 2023년에도 광고 효과가 지속되리라 보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웹툰은 특성상 연재 시 광고 효과를 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리디로서는 2023년 광고선전비를 어떻게 집행할지 신중하게 고민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나마 리디에게 긍정적인 소식은 2022년 3년 만에 자본잠식에서 벗어났다는 점입니다. 리디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완전 자본잠식 상태였습니다. 자본잠식이란 사업을 하며 손실된 돈이 주주들이 출자한 돈보다 크다는 의미로 위기 상황을 의미합니다. 2021년 말 자본금 규모가 마이너스(-) 1,147억원이었던 것을 2022년 말 908억원의 자본금을 확보하면서 부채비율도 194% 수준으로 관리 가능한 정상 범주로 들어왔습니다. 부채비율은 통상 200% 이하를 일반적 수준으로 보고 있습니다.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해 리디는 우선 2022년 신규 유증과 기존 투자금의 보통주 전환을 통해 자금을 확보했습니다. 2022년 초, 재무 투자자들로부터 1,200억 원 규모의 전환우선주를 발행했고, 기존 상환전환우선주와 전환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시키면서 1,508억 원의 자본을 유입했습니다. 재무적 투자를 통해 2,708억원의 신규 운영 자금을 확보한 셈입니다.


또한, 리디는 비연관 사업 매각을 통해 추가 자금을 확보했습니다. 먼저 아웃스탠딩 지분 100%를 유튜브 ‘삼프로 TV’로 유명한 이브로드캐스팅에 매각했고, 애니메이션 구독 플랫폼인 라프텔 지분 87.5%를 애티플러스와 케이스톤파트너스에 매각하며 총 648억 원의 현금을 확보했습니다. 매각 당시 라프텔의 기업가치는 800억 원으로 책정되었으며, 이 중 87.5%인 700억 원에 매각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중 약 100억 원은 애니플러스에 신주 투자를 하는 방식으로 재투자되었습니다. 아웃스탠딩 매각액은 약 30억 수준인 것으로 보도되고 있습니다.



리디는 이제 IPO 준비에 돌입할 것으로 보입니다. 리디는 2023년 2월 최기석 전 재무전략실장을 CFO로 새롭게 임명했습니다. 최 실장은 2020년 10월에 리디에 조인해서 CFO가 되기 전까지 약 2년 4개월간 재무 실적 관리와 인수합병 등을 실행했다고 합니다. 일단 최악은 아닙니다. 3년 만에 자본잠식에서 벗어났고, 2022년 말 연결 기준 유동비율도 113%로 부채보다 1년 안에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이 더 많기 때문입니다. 리디는 그동안 경쟁력을 가진 BL 콘텐츠를 ‘시멘틱 에러’ 이후 양지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도 받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어려운 시장 환경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경기침체와 엔데믹이 오면서 웹툰 시장 자체의 성장성이 둔화되고 있습니다. 투자 시장도 경색되어 있습니다. 2022년 11월 또 다른 콘텐츠 플랫폼인 ‘밀리의 서재’가 상장을 철회한 바 있습니다. 당시 ‘밀리의 서재’는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 예측을 실시했으나 회사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워 철회 신고서를 제출한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거시경제 불확실성과 금리 인상 상황에서 무리하게 기업 공개를 추진하는 것보다는 더 좋은 때를 기다리겠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2024년 상장을 계획하고 있는 리디에게는 앞으로 시장 상황이 어떻게 개선될지, 2023년 수익성이 얼마나 증가할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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