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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톡스 10일] 자존감 바닥

8월 19일 : 마무리, 결국 해내야만 살아나는 자

디톡스 10일 차 :   

. 몸도 마음도 가볍고 에너지 가득

. 완전 적응

. - 2kg 계속 유지


# 못난 자존심

지난밤, 새벽까지 뒤척이다 잠이 들었다. 에너지 넘치는 좋은 분들을 만났는데... 난 왜, 영혼을 탈탈 털린 느낌일까? 이번 약속은 잡을때부터 남다른 느낌이 좀 왔었다. 반가운 마음이 반이지만, 동시에 불안한 마음이 반! 내 스스로가 준비된자들 앞에서, 준비되지 않은 자의 민낯을 보이기가 못내 내키지 않았던듯 하다. 역시나 나의 우려는 빛나가지 않았고, 만나는 내내 가시방석이자 부끄럽기 짝이 없는 자리가 되었다.  


'나의 책을 쓰겠다'며 나름의 기운을 모아 온 지 10여 개월이 되어간다. '일명 100일 공주'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나는, 목표한 시간안에 집중해서 마무리하는 것에 일가견이 있다. 그러나 나에게 '책쓰기'는 평소의 내가 해왔던 것들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깨달으며 깨지고 또 깨지는 중이다. 겁도 없이 시작한 이래 작정하고 때려 읽은 책들이 100여권, 책 내용을 정리한것도 물론 여러 권, 쓰면서 가슴으로 새기고 새겼던 시간이 수백이 넘어가고 있다. 수행과도 같은 이 과정 즉 뭔가 명확한 메시지를 가지고 나만의 스토리를 완성해낸다는 건, 이건 완전히 차원이 다른 이야기라는 것을 깨닫는 시간이기도 했다.


내가 우선하는 것, 그래서 집중을 시작한 것들은 대부분 해냈던 나로서는 여간해서 나오지 않은 아웃풋에서 좌절감을, 스스로 읽고 쓰고 생각하는 시간에서 성숙하는 시간을 찐~하게 맞고 있다. 덕분에 나름 성숙하는 시간을 갖고 있지만, 책 부분에서 이미 성과를 냈고, 빠르게 내고 계신 분들을 만나는 이 자리는 나의 치부를 들키는듯 몸도 마음도 위축되는 시간이 되었고, 돌아오는 길 많은 생각이 오가는 밤이다.  


다짐도 되었지만 그보다 당장의 자책감이 밀려와 오늘, 늦게까지 잠을 잘 수가 없다. 발가벗겨진 느낌이었지만 나의 못난 자존심은 그것조차도 들킬까 봐 조바심 내고 있었고, 가면을 쓴 덕분에 잘 견딘 듯 그렇게 시간을 때웠다.  그러나 집으로 들어가는 발걸음은 무겁기 짝이 없고 머리는 하얗게 된 느낌이다. 남은 건 스스로 해내는 과정이 있을 뿐이다. 자존감은 내가 해냈을 때만, 마무리해 냈을 때만 오는 것이기에…   


[아침] 유동식 [점심] 고형식 [저녁] 피자, 망해쓰~

# 체중

-2 kg 유지


# 감사  

휴가, 언텍트 환경에서 마음 편한게 즐길 수 있는 안정된 집이 있음에 감사합니다

두 아이, 찐한 대화를 통해 같이 성장할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Inspire, 마무리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마음 다잡는, 좋은 계기를 주심에 감사합니다!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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