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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짜민 Feb 21. 2024

4화. 자존감과 연애, 결혼

연애 바보 시절


나는 연애할 때 전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자존감이 결혼하고 나서야 정말 중요한 무기라는 걸 깨달았다. 이유는 뭘까? 


 나는 근거없는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기도 했다. 또 너무 안정된 연애를 해왔고 그것에 너무 익숙해진 나머지 내 자존감은 한없이 올라갔던 것 같다. 자존감에 문제가 없었기에 굳이 연애, 결혼에 있어서 자존감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귀담아 듣지 않았다.


나는 연애하기 전에는 운동화보다 구두나 단화를 좋아했었다. 그가 주로 운동화 선물을 했기에 나는 운동화를 신게 되었고 입는 옷 스타일도 변했다. 처음에는 이런 것들이 싫었지만 주는 사랑에 익숙해지다 보니 그런 것들이 더 편하게 다가왔다. 그러다 보니 이 남자와 연애를 하면서 변해갔다. 가족들과 친구들이 굳이 필요 없었다. 나를 행복하고 편안하게 해주는 상대가 있는데 굳이 불편한 관계를 억지로 이어나갈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6년 연애 후 결혼에 골인할때까지 8kg가 늘었다. 이 케케 묵은 살덩이들을 이제는 뺄때가 왔다.




연애에서 결혼으로 가는 길


연애시절에 남자친구는 나의 인간관계 중 하나였다. 나는 나의 인간관계 중 1사람만 필요한 사람이었기에 다른 인간관계가 굳이 필요없었다. 또 연애를 할때에는 의식주와 남자친구가 무관한 관계이기 때문에 생존과 관계없이 그 사람이 좋아서 만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결혼은 다르다.


결혼은 나의 생존이 걸린 문제이다. 내가 유지하던 생활방식, 라이프스타일이 있다면 적어도 결혼 후에 그것들이 유지되어야 한다. 나의 생활방식에 안좋은 영향을 끼치는 결혼은 좋은 결혼이 아니다. 더 나아가 내가 태어나서 선택할 수 있는 가족이기에 정말 신중히 결혼 상대자를 골라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가 변한것은 나에 대한 마음이 아니라 연애에서 결혼으로 상황이 바뀌면서 나에 대한 포지션, 혹은 기대가 달라진 부분이다.




연애할 때 남자는 온갖 약속을 다 하지만 결혼 후 연애할 때 보여줬던 최선의 태도가 사라진다. 그런 태도를 보이는 남자에게 떳떳하게 대할 수 있는 여자는 본인의 매력과 경제력, 돈이 있는 사람이다. 왜냐하면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데에 있어서 '돈'은 기본적이면서도 필수적인 요소이며, 생존이 달려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결혼생활방식을 뒤 흔들 수 있는 권리는 '돈'이다.

 또 남자에게 다 잡은 물고기가 아니라는 것을 어필하기 위해서는 나 자신을 가꾸고 누구든 만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는 여자여야만 남자는 그 여자를 함부로 대하지 않는다. 결국 결혼생활에 있어서 자존감이란 돈과 매력이다.


결혼해 보니 알겠다. 남녀 불문하고 결혼 전에 본인의 자신 있는 커리어가 있고, 그에게 잠식되지 않은 나만의 취향이 있으며, 날 알아주는 사람들이 많은 사람이라면, 한마디로 자신의 인생을 잘 살고 있다고 자부하는 사람일수록 결혼 상대를 잘 만날 확률이 크며 동시에 본인의 자존감 있는 모습으로 결혼 생활까지 잘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독립적인 사람들은 굳이 결혼이 필요없다고 생각하며, 본인 인생에 누군가가 나타나 나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사람을 바라는 사람일수록 결혼을 원한다.


결혼 전과 후의 그의 태도가 변했기에 나는 결혼 후 나를 찾으려 더욱더 고군분투하기 시작했다. 연애 6년 그리고 결혼생활을 한 이 순간까지 나는 내 몸에 붙은 8kg이상의 살덩이들을 떼내기 위해 오늘도 힘들게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


너무도 많이 보았고 모두 아는 내용이었지만 나는 이것이 나에게 전혀 해당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를 바보처럼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젠 연애비법서에 쓰인 모든 것이 이제 내 얘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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