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근사하게 만드는 사람

by 늘보

4. 나를 근사하게 만드는 사람


“야! 선생님이 웃었어!”

예전 강사 시절 한 아이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렇게 내가 웃지 않는 사람이었나.

내가 웃는 모습을 보는 게 이번 학기 자기 목표라고 했던 말이 떠오른다. 그 때 정말 나에게 여유라는 것이 없었던 것 같다. 가르치는 것을 ‘일’이라고 생각을 했으니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 볼 여유는 내게 당치도 않는 말이었다. 20대 때는 무엇이 그렇게 여유가 없고 불안하고 걱정이 많았는지. 조급하고 주위를 둘러볼 겨를이 없었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선을 그어 놓고 만났으니. 특히 사람이 싫어지면 다시는 눈길조차도 주지 않는 빡빡한 ‘나’였다. 스스로 다치기 싫다라는 선을 그어놓고 지냈던 시절이었다.


상처를 받으면 툭툭 털고 일어나는 사람도 있지만 나처럼 상처를 받으면 혼자 오랫동안 품고 지내면서 꼭꼭 숨어버리는 사람도 있다. 나와 같은 사람에게 말해주고 싶다. 시간이 흐르면 아무것도 아니에요! 다시 돌아간다면 상처를 주지도 상처를 받지도 않게 잘 행동할 수 있겠지만 한 번 흘러간 시간은 나에게 기회를 주지 않는다. 수많은 시간 위에 더 좋은 기억들로 덮고 또 덮다 보면 예전의 상처와 마주할 때 조금은 마음의 아픔을 내려놓을 수가 있더라.


이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때로는 기쁘기도 하고 때로는 당황스럽기도 하다. 그 중 특히 힘든 사람은 나를 구렁텅이로 빠뜨려 허우적거리게 하는 사람이다. 그렇다고 그런 사람을 끊어내기도 힘들 때가 있다. 그런 사람들 만날 때는 항상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만난다. 그 사람의 술수에 넘어가지 않기 위해 모든 제안은 일단 생각해본다라고 미뤄놓고 일정 거리는 반드시 둔다. 참 이상한 것이 그런 사람들은 사람을 잘 빠져들게 한다. 마치 마술을 부리 듯. 재미있게 사람을 빠뜨려놓고 결국 자신이 원하는 것을 가지고 돌아간다. 내 주위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다. 힘들 때는 절대 만나지 않는 편이다. 그 때는 내 정신도 가누기 힘드니까.


반면 커피 한 잔에도 작은 수다에도 따뜻해지는 그런 사람들이 있다. ‘힘들어?’라고 말을 하지 않아도 편안 사람. 나에게 위로가 되어주고 힘이 되어주는 사람이 주위에 있는 것도 큰 복이다. 문자나 톡 하나를 주고 받아도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으면 한다. 그 사람을 알려면 그 주위의 친구들을 보라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 나라는 사람은 좋은 기운을 퍼트리는지 아니면 그 반대인지 생각해 보면 주위를 둘러보면 알 수 있다.


살면서 사람을 골라서 만나기는 힘들다. 각각 다양한 환경에서 다양한 삶을 살기 때문에 나쁜 사람을 내 잣대로 기준을 들이댈 수는 없다. 그냥 각 각의 사람의 다양성을 인정하면 어떨까. 인정하되 내게 어울리는 사람에게 더 많은 관심을 두었으면 한다. 물론 다른 사람들도 나를 그들만의 방식을 대하겠지만.


서운하면 서운함을 스스로 털어버리고 감사하면 감사한 마음을 정성껏 표한다면 내 주위에도 좋은 사람들이 다가올 것이다.


항상 고마운 사람들은 내가 하는 조그만 일에도 나를 근사하게 만들어 준다. 진심 어린 마음으로 정말 멋지다, 정말 잘한다 등의 말로. 그러면 스스로 의심이 들기는 하나 그래도 기분은 좋다. 하루의 시작을 기분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면 그 날 하루는 용기 백배를 얻은 시간을 보낸다. 아이들이 시험을 못 봐도 ‘그래, 다음에는 잘해라.’ 집안을 어질러놔도 ‘그래, 아직 아이니까.’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여유도 부린다.


숨을 쉬고 사는 한 혼자 살 수는 없으니 되도록 나를 근사하게 보이도록 해주는 사람들과 함께 했으면 한다.


“오늘 나랑 커피 한 잔? 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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