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도경 Jan 21. 2022

작은 거울
















얼굴만 보여주는

작은 거울이 

꿈이라면

몸을 보여주는 

큰 거울은 

현실이다.

때로는 

작은 거울 하나가

큰 위로가 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꾸 

작은 거울로

무지갯빛 

꿈을 꾼다.









*epilogue


어릴 적 뒷산에 나무 한그루가 있었다.

유달리 가지가 많고 잎이 무성해서

나는 그 나무 아래에서만 놀았다.

다른 나무는 쳐다보지도 않고 

늘 그 나무만 찾아서 놀았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뒷산에 올라

그 나무를 찾아갔는데

뿌리와 몸통만 남아있었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한 장면처럼

나는 그 잘린 나무에 우두커니 앉아

이 나무가 왜 이렇게 되었는지 생각해 보았지만

그때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지금도 이유를 알 수 없고 짐작만 할 뿐이지만

아마도 나무가 너무 좋아 

가구를 만들기 위해 베어갔을 거라는

단순한 생각이 들뿐이다.

그 나무가 없어지고 나니 다른 나무를 찾을 수밖에

없었는데 평소 관심을 안 두었던 나는 덤성덤성 보이는 잘려나간

나무들이 그때서야 눈에 들어왔다.

나무 한그루가 숲을 대변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그 나무가 있어 그 숲을 찾았었다.

그 나무에서 꿈을 꾸고 숲이 온통 아름답다고 생각했었다.


좋아하던 나무가 없어지고 나니

그제야 그 숲이 보였던 것이다.  








김도경 그림에세이

<이런 날,이런 나> 075 작은 거울

<Day like this, Me like this> 작은 거울







이런날 이런나 단행본 구입하러가기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81710208



김도경 작품 및 포트폴리오 홈페이지

http://www.byelone.com  



 

매거진의 이전글 <이런 날 이런 나> 단행본이 출간되었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