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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도경 Jan 27. 2022

구멍 난 독












한강물을

다 마셔도

목이 마른

구멍 난

독이다 보니

물은

넘치지 않고

새지만

새로운 

물을

갈구하는

욕심은

늘 넘친다.

물이

새지도 않고

새 물을 찾는

욕심도 버리려면

정녕

구멍 난 독을

옹달샘이던

한강물이던

태평양이던

풍덩

하고

내던지는 수밖에

없으려나.







*epilogue


가장 소중한 게 무얼까.

구멍 난 독은 소중한 게

들어와도 알아차릴 여지도 없이 흘려버린다.

그냥 흘려버리는 것도 좋을 테다.

잠시라도 그 구멍이 막히면 

소중한 무엇의 신선함은

막혔던 시간만큼 떨어질 테니.

가장 소중한 게 도대체 무엇인지

잘 모르겠지만

소중함을 흘려버리는 그 구멍이

내게는 그냥 소중한 것 같다.


이 결핍이 나를 살아가게 하는 것.

이 결핍이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지며

살아가게 하는 것.




김도경 그림에세이

<이런 날, 이런 나> 076. 구멍난 독

<Day like this, Me like this> 0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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