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물을
다 마셔도
목이 마른
구멍 난
독이다 보니
물은
넘치지 않고
새지만
새로운
물을
갈구하는
욕심은
늘 넘친다.
물이
새지도 않고
새 물을 찾는
욕심도 버리려면
정녕
*epilogue
가장 소중한 게 무얼까.
구멍 난 독은 소중한 게
들어와도 알아차릴 여지도 없이 흘려버린다.
그냥 흘려버리는 것도 좋을 테다.
잠시라도 그 구멍이 막히면
소중한 무엇의 신선함은
막혔던 시간만큼 떨어질 테니.
가장 소중한 게 도대체 무엇인지
잘 모르겠지만
이 결핍이 나를 살아가게 하는 것.
이 결핍이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지며
살아가게 하는 것.
김도경 그림에세이
<이런 날, 이런 나> 076. 구멍난 독
<Day like this, Me like this> 0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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