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에서야 비로소 시작된 기도
죽고 싶었지만, 죽고 싶지 않았다.
살고 싶었다. 정말 잘 살고 싶었다.
멋지게, 제대로, 이 삶을 끝까지 살아보고 싶었다.
그렇게 치열하게 달려왔는데 지금 내 앞에 놓인 현실은 비참했다.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집 안에 숨어 있었다.
하루 종일 숨만 쉬며 버티고 있는 내 모습이 보였다.
아침에 눈을 뜨면 다시 감고 싶었다.
현실이 시작되는 것이 두렵고 무서웠다.
그래서 하루에도 몇 번씩 눈을 감으며 억지로 잠을 청했다.
도대체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
하나님이 무서웠다.
나에게 벌을 주고 계신 것 같았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단 하나였다.
'내 몸을 그분 앞에 가져다 놓는 것.'
일주일 내내 움직이지 못하던 나는
일요일(주일)과 수요일, 예배가 있는 그날들에만 겨우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차를 끌고 교회로 갔다.
감사도, 은혜도 없었다.
그저 이것마저 하지 않으면 하나님이 나를
완전히 버리실 것 같아서 갔다.
말씀이 들렸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나는 그저 가만히 앉아 있었다.
그리고 속으로 같은 말만 반복했다.
“하나님, 제발 저를 용서해 주세요.”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그게 전부였다.
예배가 끝나고 차에 올라타면
시동을 거는 것조차 버거웠다.
운전석에 앉은 채 잠이 들었고,
몇 시간을 그대로 있기도 했다.
어떤 하루는 교회 소파에서 잠들어
다음 날 새벽에야 집으로 돌아갔다.
'하나님은 정말 계신 걸까.'
아니면
'내가 죽기를 바라시는 걸까.'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건지,
한마디라도 말해주셨으면 좋겠는데
나는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나는 그저 끝이 없는 어둠 속에 혼자 남겨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