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과 현실의 조화
나는 오랫동안
현실보다 이상에 가까운 사람이었다.
눈앞에 있는 오늘보다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더 자주 바라보며 살았다.
이상적인 삶을 그리며 사는 것이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것이 지나쳐
지금을 놓치게 된다면
분명 문제가 된다.
나는 그 균형을 잃은 사람이었다.
먼 미래의 어떤 모습,
막연한 성공을 붙잡고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들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했다.
가족과 함께 있으면서도
마음은 늘 다른 곳에 있었고,
실체 없는 미래 속에서
현재를 흘려보내고 있었다.
그러다
‘죽음’이 누구에게나,
그리고 언제든 찾아올 수 있다는 사실이
내 안에 깊이 자리 잡게 되었다.
그 이후로
내 삶의 우선순위는
애써 정리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바뀌었다.
가장 먼저는
하나님과의 관계,
그리고 그 다음은
가족과의 관계였다.
그리고 그 외의 모든 관계들이
순서와 자리를 잡아갔다.
나는 이제
이 순서대로 시간과 마음을 사용하려고 한다.
나는 누군가의 딸이 되고,
아내가 되고,
엄마가 되고,
며느리가 되고,
친구가 되기도 한다.
관계 속에서 역할은 바뀌지만
‘나’라는 존재는 변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먼저 하나님 앞에 선다.
나를 만드시고
나를 가장 잘 아시는 분 앞에서
있는 그대로의 내가 서 있을 때,
비로소
다른 관계들도
제자리를 찾아가기 시작한다.
이전의 나는
미래의 나를 좇느라
현재의 사람들에게
마음을 충분히 쓰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에게
내 시간을 먼저 내어주고 싶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더 이상 이상을 바라보지 않는 것은 아니다.
나는 여전히
천국을 소망한다.
다만 이제는
먼 곳만 바라보지 않고
오늘을 살아가며
그 천국을 조금씩 만들어가고 싶다.
그래서 오늘도
내 앞에 있는 사람을
한 번 더 바라본다.
조금 더 눈을 맞추고,
조금 더 다정하게 말하고 싶다.
가족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이 땅에서
가정이라는 작은 천국을
선물하고 싶다.
아빠가 아쉬워하셨던 그 마음을
나는 더 이상 미루지 않고
살아내고 싶다.
내 힘으로는 부족하지만,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조금씩 이루어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