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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웨딩촬영: Getting Ready부터 리셉션까지

한 편의 다큐멘터리 같은 미국 웨딩 사진

by Fresh off the Bae

미국의 결혼식 당일 웨딩 촬영은 보통 Getting Ready (준비 과정), First Look (첫 만남 장면), Ceremony (예식), Portraits (커플 & 가족사진), Cocktail Hour (칵테일 아워), Reception (피로연) 등으로 구성된다.


Getting Ready


물론 한국도 예식 전부터 준비과정을 촬영하기도 하지만, 미국은 좀 더 뭐랄까... 다큐멘터리 스타일로 포토그래퍼가 동행하며 순간들을 담아낸다. 특히, 한국에서는 신랑 신부가 턱시도 (혹은 슈트), 웨딩드레스를 입고 식장에 나타나지만, 미국에서는 편한 옷차림으로 웨딩 베뉴에 도착해 옷을 갈아입고 헤어/메이크업을 받는다. (물론, 헤어/메이크업까지 베뉴에서 받게 되면 출장비가 들 수 있으니, 우리는 헤어와 메이크업을 다 끝내고 베뉴에 도착했다.)


그럼 그때부터 포토그래퍼는 신랑 신부를 따라다니며 촬영을 시작하는 거다. Getting Ready는 말 그대로 화장과 헤어, 드레스/턱시도 착용 등 준비과정을 담는다.

gemali-martinez-xxovvLF30PA-unsplash.jpg Photo by Gemali Martinez on Unsplash
morgan-rovang-Pxr-bze5mrM-unsplash.jpg Photo by Morgan Rovang on Unsplash


First Look


First Look은 한국에는 없는 개념이다. 미국에서는 결혼식 전 신랑이 신부가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을 보면 bad luck(불운)이라고 여기는 전통이 있다. 그래서 많은 커플들이 결혼식 당일까지 서로의 웨딩룩을 비밀로 하고 First Look이라는 특별한 순간을 따로 연출한다. 예를 들어, 신랑이 신부의 모습을 처음 보고 놀라거나 감동해서 눈물을 흘리는 장면 같은 거다. (참... 미국인들은 서프라이즈를 좋아하는 것 같다.)


이 전통은 사실 옛날 옛적 중매결혼으로부터 유래되었다고 한다. 신랑 신부가 서로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아 결혼을 취소할까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이 전통은 현대로 오면서 신랑을 위한 일종의 서프라이즈 이벤트로 발전했다. 더 최근에는 결혼식장의 Aisle에서 신부가 입장하는 순간이 아니라, 예식 전 둘만의 프라이빗한 공간에서 연출하는 ‘First Look’ 촬영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the-now-time-5k4pdWVwM6E-unsplash.jpg Photo by The Now Time on Unsplash


Portraits


First Look을 촬영한 후에는 Portraits 사진 촬영이 이어진다. 신랑 신부의 단독 사진부터 커플 사진, 신부와 들러리, 신랑과 groomsmen의 단체컷, 가족사진까지 다양하게 찍게 된다.


어떻게 보면 한국의 스튜디오 촬영과 비슷한 점도 있다. 메이크업과 드레스 등 모든 세팅이 완성된 상태에서 포토그래퍼가 다양한 포즈를 주문하고, 그에 따라 촬영이 진행된다는 점에서다. 다만, 스튜디오가 아니라 실제 웨딩 베뉴의 주변 공간에서 자연광을 활용해 촬영하기 때문에 현실 공간 속의 자연스러운 순간들을 담는다.


jennifer-kalenberg-Zkgigp-xMDA-unsplash.jpg Photo by Jennifer Kalenberg on Unsplash


Ceremony


웨딩 세리머니는 말 그대로 본식이다. 신부가 입장하는 순간부터 신랑이 처음 신부를 마주하는 순간, 가족과 하객들의 표정, 서약서를 읽고 반지를 교환하는 손, 포옹 등 감정이 고조되는 순간들이 시퀀스처럼 촬영된다.


jakob-owens-4BQPUDJxMe8-unsplash.jpg Photo by Jakob Owens on Unsplash


우리의 웨딩 사진을 지금 다시 들여다보니, 나와 남편, 하객들, 주례였던 나의 보스 표정까지 하나하나 디테일하게 포착되어 여전히 그날의 감정이 생생하게 전달된다.


이것이 사진의 힘인가...?


Cocktail Hour


칵테일 아워에는 하객들이 칵테일, 애피타이저를 즐기며 담소를 나누는 모습, 그리고 리셉션 공간을 채운 각종 장식들이 포토그래퍼의 시선에 포착된다.


Reception


리셉션은 본격적인 축하의 시간이다. 사라졌던 신랑 신부가 재입장하는 Grand Entrance부터 케이크 커팅, 퍼스트 댄스, 부모님과의 댄스, 이벤트 등이 줄줄이 이어진다. 하객들이 직접 마이크를 잡고 전하는 축사, 신랑 신부의 스피치, 건배하는 순간 등은 또 다른 하이라이트다.


재미있는 순간, 감동적인 스토리들이 오가며 눈물을 훔치기도 하고 같이 폭소하기도 하는데, 이런 장면들이 고스란히 남게 되는 것이다.


kari-bjorn-photography-G3O5fc5_r4s-unsplash.jpg Photo by Kari Bjorn Photography on Unsplash




이 글은 어디까지나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것이라, 사실 정답은 없다. 특히 미국의 웨딩은, '신랑 신부가 원하는 대로!'가 핵심이기 때문에, 절대적인 것은 없다. 이건 빼고 저건 추가하고, 아예 다른 방향으로 진행해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내 경우 미국의 결혼식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식이나 감이 전혀 없었기에 포토그래퍼의 도움이 굉장히 컸다. 특히 한국에서는 소위 '이모님'이 결혼식장에서 "이건 이렇게 하세요, 저렇게 해야 해요"라고 알려주지만, 미국 결혼식에는 이모님이 없다. 그 역할을 우리는 포토그래퍼가 해주었던 것이다. (한국인이었고,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물론, 웨딩 이벤트를 전담하는 웨딩 플래너가 있었다면 달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가 선택한 베뉴에서는 결혼식을 올리려면 그곳과 계약된 '베뉴 코디네이터'를 의무적으로 써야 했고, 모든 스케줄과 벤더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했던 그녀는 실수만 남발한 채 아무 도움이 되지 않았다.


반면 포토그래퍼는 많은 결혼식을 다녀봤기에 진행순서, 신랑 신부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놓치지 말아야 할 사진들까지 훤히 알고 있었기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었던 거다.


이렇게 전반적인 모든 순간을 담다 보니 촬영시간은 보통 4시간부터 10시간까지도 간다. 물론, 참 비싸긴 했지만...ㅋㅋ 후회 없이 쓴 돈이었다.


*커버 이미지: Photo by James Bold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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