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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밍 Aug 12. 2022

결국 우리가 모두
하찮은 존재일 뿐이라면


다음날 우리는 우유니를 출발해서 국경을 넘어 칠레의 아타카마까지 가는 2 3 투어를 떠났다. 우유니 투어를 함께했던 일행 외에도 중국인 여자가 함께 동행했는데, 우리는 그녀를 찐이라고 불렀다. 혼자 중국인이라 겉돌줄 알았는데 찐은 꽤나 붙임성이 있어서 우리는 농담을 주고 받으며 투어를 같이 했다.



그날 우리는 사막 위에 버려진 기차 무덤, 암염으로 만든 소금호텔, 선인장 섬을 보았다. 그동안은 서로 사진을 찍어주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날은 좀더 사막을 온전히 바라보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투어를 하는  잠깐 벗어나 사람들이 작은 점이  때까지 멀리 걸어나갔다. 그리고 사막  가운데 누웠다.  지구에 오직 나만이 존재하는 것처럼 사방이 온통 적막했다. 햇살이 얼굴 위로 쏟아져 얼굴 위로 모자를 덮었다. 그리고 눈을 감고 사막  가운데 누워 있는 나를 상상했다.


점이 된 사람들


이곳에서 나는 그저 먼지 한톨에 불과했다. 아니 원래 그냥 나라는 사람이, 아니 인간 전체가, 하찮기 그지 없었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나는 한국에 있었는데, 한국에서 나는 항상 정신이 없었다. 매일 회사에 가야하고, 항상 할일은 많았고,  와중에 내가  살고는 있는 건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건지 걱정을 했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모든 일들이 하찮게 느껴졌다. 그동안 나는  그리 하찮은 일들에 절절맸을까. 아니, 이렇게 하찮은 존재니까 하찮은 고민을 하는게 당연할지도 모른다. 나는 하찮은 존재이므로 어쩔  없이 앞으로도 하찮은 고민을 하며 살아갈 것이다. 그러니 하찮은 고민 같은  하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할 수가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좋을까.


나는 거창한 다짐을 하기 보다는,

굳이 애쓰며 살지 말자고 생각했다.


열심히 살지 말아야겠다는  아니라, 감정적으로 휘둘리지 말고 살고 싶다고 생각했다. 아등바등 노력해봤자 얼마나 대단한 것이   있을까. 정말로 위대한 존재는 이렇게 압도적인 스케일로  앞에 놓여있는데.


그리고 둘째로는, 그냥  하고픈대로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자주 내가 아닌 남들의 기준에 스스로를 맞추게 된다.


그런데 우리가 결국 모두 하찮은 존재일 뿐이라면,


하찮은 내가 무엇을 해도 하찮은 일일 뿐이고, 다른 누군가 뭐라 하더라도 그들 역시 하찮은 존재일 뿐이니, 결국 하고픈대로 하고 살아도 전혀 문제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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