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초반 차도 없고 난 외박도 안 되던 시절 휴무일에 고속버스를 타고 전주 당일치기 여행을 갔었다. 벚꽃 필 무렵이라 꽤나 날씨가 쌀쌀했던 기억이 있다.
전동성당, 전주한옥마을, 조점례순댓국, 베테랑, 전주동물원 지금도 유명한 곳들을 발길 닿는 곳마다 멈춰 서서 서로 사진 찍어주고, 어색한 표정으로 찍은 사진을 보며 웃기도, 다른 사람에게 사진을 부탁하기도 했던 그 시절이 문득문득 떠오른다.
그때의 낯간지럽고 설레고 힘들어도 힘든지 몰랐던 기분을 느낄 순 없겠지만 그 뒤로는 한 번도 가보지 않았기에 아련한 추억은 남아있을 거라는 희망이 있다. 거리를 지날 때마다 얘기할 요소들이 있고, 사진도 남아 있을 테니 말이다.
같은 장소에서 같은 포즈로 사진도 남겨 봐야겠다. 올봄즈음에는 그날의 기억을 떠올릴 수 있는 전주에 다녀 올 시간이 되기를.
지금의 우리는 안정적이지만 그런 초심은 또 마음을 말랑말랑하게 해 줄 테니, 10년만 어려져 보자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