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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다, 때로는 탈이 난다

by 끼리

단발적인 기침을 내뱉는 일요일, 출근을 제외하고는 최대한 외출을 자제하고 있다. 휴일을 보내는 중에 급히 필요한 생필품이 있어 올리브영의 오늘드림으로 주문을 빠르게 했다. 주문한 지 한 시간 반 만에 배송이 시작된다. 이 얼마나 빠른가. 물론 비마트나 기타 배송 서비스도 있지만 올리브영에만 있는 것들을 구매할 때는 이만한 게 없다.


그로부터 얼마 있지 않아 배송완료를 확인했고, 현관문을 여는 순간 내가 주문한 물품양에 비해 턱없이 작은 봉투가 놓여 있었다. 부분배송인가 싶어 봉투를 들어 올려 붙어있는 영수증을 보는데, 응? 이름도 주소도 다른 호수만 같은 배송지의 남의 물건이 와 있는 게 아닌가. 종종 이 서비스를 이용했지만 오배송은 처음이다.


전화를 해야겠다 싶어 내역을 따라 번호를 누르니 주말에는 하지 않는다. 아니 내 물건은 내일이 되어서야 어떻게 된 건지 알 수 있다는 건가! 우선 글은 올려두고 인터넷에 오배송 관련하여 검색을 해봤다. 생각보다 상당히 많은 사례가 나왔다. 고객센터에서 회신을 기다리는 경우, 매장에 전화를 해서 확인해 보는 경우. 문제는 어느 매장에서 내 물건이 출발했는지 조차도 아무런 정보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도 그런 방법으로 찾았다는 사람이 있어서 집 주변 매장으로 연락을 차근차근 돌려봤다.


집 근처 6개의 매장에 전화를 돌리고 난 결국 포기했다. 애석하게도 나의 주문번호를 처리한 매장은 연락을 돌린 곳 중 한 군데도 없었다.


알아낸 정보

-반경 15km 이내 매장에서 주문이 처리된다

-운 좋게 주문번호가 확인되어도 매장에서 기사님과 연락할 방법이 없다 (매장도 고객센터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고 한다)

-바쁜 매장에서는 주문번호 확인하는 것도 어려울 수 있다


그래도 모두 친절하게 응대를 해주신 직원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요즘 이상하게 순탄하지 않은가’라는 생각을 잠시 하게 되는 하루였다. 내 주문 건은 도대체 어디로 간 걸까. 가급적 직접 내 손으로 사 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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