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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일 Apr 17. 2024

내가 유튜버가 될 수 있을까

 K컬처와 Me-마케팅

유튜브 동영상 제작에 도전하는 이유    

 

4월 초부터 구청에서 운영하는 ‘유튜브 동영상 제작’ 수업에 참석한다. 전문강사의 지도 아래 한 편의 미니 영상을 만드는 것이 나 같은 초보 참여자들의 최종 목표다. 


첫 시간에 강사는 유튜브 영상 제작이 아주 어렵지도, 너무 멀리 있는 목표도 아니라고 말한다. 유튜브의 모토는 ‘Broadcast Yourself’, 바로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라면서. 지금이야 수십 수백만의 구독자를 거느리며 고수익을 올리는 크리에이터나 인플루언서들이 수두룩하다. 하지만 출발은 소박하고 일상적이었다. 2005년  맨 처음 올린 영상은 다름 아닌 유튜브 개발자가 동물원의 코끼리를 구경하는 장면이었다고 한다.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온 1인 미디어의 시대, 누구나 자신의 모습을 표현하는 게 흔한 일이 됐다. 유튜브의 가장 큰 장점은 우리의 평범한 일상, 하찮아 보이는 순간을 기록하고 표현하고, 주변 사람들과 나누는 것이다. 내가 유튜브 제작 수업을 시작한 건 "그간 해보지 않은 걸 해보자."는 새로운 시도 중의 하나다. 그저 글로 표현하듯이 영상으로도 나의 이야기를 해보고 싶을 따름이다. 



K컬처에서 배우는 인생


K컬처를 공부하면서 수많은 프로와 전문가, 화제의 작품들을 만난다. 저 하늘의 '스타'처럼 높이 떠 있어 많은 사람이 선망과 동경의 눈길로 바라보는 존재들. 하지만 우리의 목표는 멀리 있는 ‘스타’가 아니다. 그들의 강점과 매력 중에 가능한 것을 배우면 된다. 우리 인생에 자양분이 될 만한 것을 찾아 적용해 보는 것이다.      


K컬처의 성공과정을 보면 가장 중요한 건 기획이 아닐까 싶다. 기획은 문제를 정의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적 과정이다. 미래를 잘 준비하기 위한 플랜이라고 할 수 있다. K컬처의 성공한 스타와 콘텐츠는 시대의 트렌드를 잘 읽고,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메시지로 세계인의 욕망에 부응했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이번 봄 학기에 대학에서 K컬처를 주제로 강의하면서, 어떻게 하면 'K컬처와 우리 인생'을 연결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몇 주 전에 학생들과 함께 '나의 인생지도 그리기' 시간을 가졌다. '내 인생 최고의 순간'이 언제인지를 꼽아보는 것이다. 지나간 일을 되돌아보며 각자 인생의 행복한 순간을 찾아봤는데, 많은 학생들이 놀라움과 행복감을 표했다. 자신에게 그런 순간들이 있었다는 걸 잊고 살았는데, 생각할수록 많이 떠올라 놀랐다는 것이다. 



내 인생의 설레는 순간 만들기


이번에는 미래로의 여정이다. 앞으로 꼭 하고 싶은 일들인 '버킷리스트'를 작성해 보는 것. 버킷리스트는 2007년  잭 니콜슨, 모건 프리먼 주연의 영화 <버킷리스트>로 국내에 널리 알려졌다. 영화는 말한다. "인생에서 가장 많이 후회하는 것은 살면서 한 일들이 아니라, 살면서 하지 않은 것들"이라고. 


버킷리스트는 결국 자신의 '행복 만들기 플랜' 정도로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죽기 전에 꼭 해봐야 할' 거창하고 절박한 계획보다는, 지금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일들을 하나씩 풀어가는 게 현실적이다. 앞으로 나의 목표와 설레는 순간을 그리면서 살면, 원하는 미래에 훨씬 가까이 갈 수 있지 않을까.


여러 가지 방법들이 많지만, '마인드맵(Mind Map)'을 활용해 나만의 버킷리스트도 작성해 본다. 1년 단위, 도전해 볼 만한 것들 중심으로 정리해 본다. 넘버 1이 바로 유튜브 동영상 제작이다. 


마인드 맵으로 만들어 본 나의 버킷리스트 (일부)



웰컴 투 유튜브 월드


그간 내게 유튜브는 남들이 만든 걸 그저 수동적으로 보고 즐기는 '그들만의 세계'나 다름없었다. 어쩌면 이렇게 재밌게 잘 만들까, 하는 영상이 수도 없이 많았다. 알고리즘에 따라 줄줄이 뜨는 추천 영상들은 또 얼마나 유혹적인가. 클릭하지 않고는 못 배길 정도다. 과연 내가 그들의 발끝이라도 따라갈 수 있을까.


아무래도 설렘보다는 막연한 두려움이 앞선다. 전문강사의 강의는 막힘없이 이어졌다. 유튜브 동영상 제작 또한 기획 과정과 유사하다. 프리 프로덕션 - 프로덕션 - 포스트 프로덕션의 3단계 과정 중에 제작할 영상 콘텐츠의 큰 틀을 짜는 첫 단계가 중요하다. 제작 의도와 방향 설정, 주 시청자 분석, 기획안 정리가 잘 이뤄져야 한다. 2단계인 실제 촬영과 마지막 후반 작업은 기술적인 부분이 많아, 적응과 숙련에 상당한 시간과 감각이 필요해 보인다.    



첫 줄에서 막힐 줄이야


하지만 더 중요한 선행절차는 '내 채널'을 만드는 것. 유튜브 채널의 3요소는 채널명, 채널 아이콘, 채널 배너라고 한다. 특히 '채널명'은 채널의 정체성을 한눈에 보여주기 때문에 가장 중요하다. 독보적 정체성을 담거나(예, 박막례할머니), 콘텐츠 특성에 맞춘 채널명(피식대학), 부르기 쉽고 입에 잘 붙는 사례(슈카월드)를 강추하는데, 비슷한 이름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은 조심해야 한다. 


갑자기 첫 단계부터 막힌다. 굳이 본명을 쓰고 싶지는 않은데, 흔한 김 씨 성의 이름에 특별한 닉네임도 없이 평범맨으로 살다 보니 작명이 영 마땅치 않다. 대충 짓자니 뭔가 나름대로 의미는 담고 싶고... 웬만한 좋은 이름은 이미 다 있는 것 같다. 이름 짓는 일이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유튜버를 꿈꾸면서, 정작 채널 작명에서 막히다니... 



시도하는 데 의미가 있다


서두르지 말고 차근차근 하나씩 시작해 보자. 첫술에 배부를 수 없으니 욕심낼 필요는 없다. 채널명은 2주 뒤면 바꿀 수 있다고 하니, 우선 그냥 본 이름으로 시작하면 어떨까. 식상하기는 하지만 질리지도 않고, 그냥 무던한 출발이라 위로하면서. 유튜버가 된다는 것, 너무 기대하지도 너무 두려워하지도 말자. 그저 지금 할 수 있는 걸 하나씩 해나가면 길이 보이지 않을까. 


버킷리스트는 다가올 앞날을 그리면서 오늘 내 삶을 충실하고 풍족하게 채워나가는 방법이다. 일상의 작은 변화를 통해 자신의 행복을 가꿔나가는 데 유용하고 효과적이다. 과거의 자신을 돌아보고 현재의 위치를 재확인하면서, 미래 여정의 길잡이를 만드는 전략이 아닐까 싶다. 


여전히 내겐 힘이 많이 들어간 것 같다. 거창한 건 잊고, 지금 시도하는 작은 변화, 스몰 스텝에서 모든 것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되새기자. 시도하는 것만도 의미가 있다고 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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