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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스윔 Mar 14. 2024

내가 팔고 있는건 무엇일까?

양양 시골마을에서

도시에서 나의 삶은 줄곧 일에 있었다.

나같은 사람은 어떻게 하면 일을 계속 할 수 있을까?


회사라는 후광도 없고 가진 자산도 없고 가진거라곤 노력하며 살아야 하는 환경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블라인드라는 앱에서 믿고 거른다는 새회사 출신의 SI 기획자는 몇 살까지 일할 수 있는건지 어디가서 일해야 하는건지가 늘 고민거리였다.


그러다 나같은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의 관심은 사람으로, 교육으로 이어졌다.

어떻게 하면 환경이 개선되고 사람들이 조금 더 오래도록 자신의 일을 잘 해나갈 수 있을까?


나는 도시를 떠나고 싶었고 양양이라는 핫한 시골동네로 귀촌했다.

그리고 나는 떠났지만 그들의 삶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 얼마나 상반되는 일인가 말이다. 도시의 삶을 돕고 싶으나 나는 도피해버린 상황...


어찌어찌 힐러스라는 공간을 먼저 만들어 놓고, 카페와 숙박이라는 거대한 미션을 1년도 채 안되서 제껴둔채로 요즘 내가 몰두하는건 그래서 내가 팔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이다.


이 질문은 결국 나는 여기서 무엇을 하고 싶고, 이곳에서 어떻게 살고 싶은가에 대한 질문과 연결된다.


40이 넘은 체력도 딸려서 헉헉대고, 자금도 딸려서 헉헉대는 이 시점에

도마위에 올라간 활어처럼 이리 튀고 저리 튀다 칼날 내리치기 직전에 보인 빛을 따라 도마위를 탈출해 간 곳은 대학원이다.

두번째 대학원? 석사를 두번이나? 양양에서 서울까지? 


깊은 우려가 있었지만 궁금한게 많았던 나는 24학번의 삶을 시작했고

이제 겨우 4번의 수업을 했을 뿐인데 매 수업마다 망치로 얻어 맞는 듯한 기분을 느끼는 중이다.

본질과 가치가 상실된 서비스에 환멸을 느끼면서 나 역시 본질과 가치를 잊어가고 있는 모습을 제 3자를 통해 느끼는 그 기분이란...


교재로 지정된 책, 읽어야 하는 자료들을 의무감 반 호기심 반으로 읽어가며 요즘 핫한 여러 로컬의 문화와 분위기에 대해 접하고 있다. 


그렇게 지금은 근본적인 문제에 다다른 상황인데 비즈니스에 앞서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무엇을 목적으로 여기까지 왔는가?

무엇을 통해 무엇을 얻고 싶은가?

와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중이다.


독특하게도 로컬이라 불리우는 시장에 인접한 사람들을 보면 "그냥"은 잘 없는것 같다.

각자 생각하는 기준이 있고 각자 중요하게 느끼는 가치가 다르다는게 느껴진다.


그 속에서 내가 전파하는 것을 찾고, 진정성을 알게 하는것이 결국 "지속가능한 로컬에서의 삶"이 되는것 아닐까?


요즘 트랜디한 로컬비즈니스들 중 저건그냥 장사 아닌가 싶은것도 많고 로컬브랜드로 알려진 브랜드 대표가 이야기 하는 자기가 팔아본 브랜드 이야기에 대한 강의들이 돌아다니는걸 보면 아이러니하게 느껴지는 일들이 많다.


로컬을 이야기 하면서 엑싯전략을 이야기하는것이 틀렸다고 할 수는 없지만 로컬은 지속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데 어떻게 하면 잘팔고 나올 수 있는지가 주제라니...


또 한편으로는 그런 수익화 전략조차 없는 나같은 사람은 정신을 차려야 하는건지도 모르겠다.

로컬에서의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방식과 전략, 수업을 통해서, 사람들을 통해서 정리가 될 수 있을까 궁금한 2024년의 3월...


ps.일도 해야지...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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