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희일비가 일상인 나를 위한 주문, 0보다 1이 낫지.
나쁜 일도 좋은 일도 헤아릴 것 없이 평범한 하루였다. 퇴근도 제때 했고 날씨도 선선하니 푹 쉬면 될 걸. 굳이 키보드 위에 손을 올린 건 마음 한구석에 털어내지 못한 찜찜함이 남아서다.
요즘 쓴 콘텐츠 중에 터진 게 없다. 각 잡고 쓴 것까지 반응이 없으니 쭈글쭈글. 페이스북과 링크드인에 링크를 톡 올려봤지만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했다. 이 정도 했는데 조회수가 나오지 않는다면 글 자체가 별로라는 거다. 나도 이제 한물갔나 영 의기소침해지는데, 오랜만에 이 주문을 꺼내들 때가 됐다.
대부분의 콘텐츠는 터지지 않는다. 그게 기본이다. 터지는 콘텐츠의 비결 같은 것도 없다. '많이 공유되는 글을 쓰고 싶다면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리스트로 만들라' 수준의 팁, 좀 더 진지하게 콘텐츠 제작법을 알려주는 정보는 많고 많지만 콘텐츠 좀 만들어본 사람이라면 새로울 것 없는 이야기다. '콘텐츠 잘 쓰려면 '이것' 활용하라' 따위의 호기심 유발 D급 제목 작성법을 따르는 건 내 자존심이 허락지 않고, 할 수 있는 건 그저 최선을 다해 다듬는 것뿐.
콘텐츠가 터지는 건 힘쓴다고 되는 게 아니라는 걸 받아들이고부터 글을 쓰는 목표가 달라졌다. 터지면 좋겠지만 그것만을 바라진 않는다. 나에게, 회사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콘텐츠를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 0보다 1, 없는 것보다 있는 편이 좋다면 그 콘텐츠는 소정의 가치를 다한 거다. 혼자 끄적인 에세이 덕에 생각이 정리됐다면 1, 우리 회사를 조금이라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만들었다면 그것도 1. 마이너스가 아닌 플러스면 소정의 역할을 해낸 거 아닐까. 터지지 않았다는 것만으로 의기소침해질 필요가 없다.
너무 적당한 이야기인가. 그치만 지치지 않고 계속 쓰려면 이 정도 합리화는 필요하다. 우직하게 계속 잘 쓰면 그중 터질 콘텐츠도 나오겠지. 1과 1이 계속 더해지면 일일이 조희수를 보며 일희일비하는 일도 없어질까. 아직은 한참 나중의 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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