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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의지금Minow Oct 18. 2023

파일럿 면접 합격 이야기, 인터뷰 day 2

Sim session


첫째 날, 모든 면접의 프로세스가 끝이 나고 합격 통보를 받았다. 그리고 받은 레터에는 그다음 날 내가 어떤 비행기 기종에서 Sim session을 할지 시간과 장소가 적혀 있었다. 



인터뷰 하루 전날에 General information으로 airbus 320/330/350 sim assessment pdf 파일이 왔었다. 그래서 대충 에어 버스 시뮬레이터겠구나 했는데, 내가 배정받은 기종은 airbus 330이었다. tecnam 트윈엔진 몰다가 MCC 737 해보고 에어버스 330이라니.. 설렜다. 영광입니다! 



내 기억 속의 에어버스 330은 나의 첫 베이식 fleet family였고, 모든 유럽을 커버했던 그런 존재란 말이지. 

captian, first officer 들은 자신들의 기존 fleet이 있으면 그대로, Ryan air 737 부기장들은 787로 배정을 받았다. 잔뜩 걱정으로 가득한 내 표정을 읽었는지 합격 통지서를 주신 분이 


"For those who apply for second officer position, don't worry about tomorrow. You will basically fly the aircraft based on instruction given by examiner. Take off, landing, approaches and QDM, QDR etc. 


세컨드 오피서 포지션으로 지원한 지원자들은, 걱정 안 해도 됩니다. 내일 모든 지시 사항들은 옆에서 감독하시는 분이 다 주실 거예요. 이륙, 착륙, 어프로치, QDM, QDR 찾아서 intercept 하는 거 일단 준비하세요." 







휴. 설명을 듣고 나니 한결 얼굴의 구름이 걷힌다. 돌아와서는 미리 회사에서 보내준 ND, PFD feature 들을 보고, 유튜브로 이착륙, 어프로치 동영상들을 찾아보았다. 그리고 microsoft flight sim에서 에어버스 321로 어프로치 연습을 했다. 내 프로그램엔 330이 없었으므로..



행님이 먼저 전화가 왔다. 


행님 : MCC 할 때, 737 트림 어떻게 했어?


나 : 손으로 요크에 있는 걸로 트림했지, 왜?


행님 : 에어버스는 오토 트림이야. 


나 : 오 ㅋㅋㅋㅋ 좋다! 또? 


행님 : 컨트롤하는 스틱은, 마우스 커서랑 같다고 생각해. 


나 : 뭔... 말이야????????? 


행님 : 마우스 조작하면, 움직이면 화살표가 그대로 있지? 똑같아. 원하는 앵글로 하고 손에 힘을 빼도, 그 포지션으로 유지가 될 거야. 그리고 긴장해서 네가 컨트롤에 힘을 많이 준다고 생각하면 손을 잠시 떼도 괜찮아. 


나 : 오..........


행님 : 그리고 Flight director는 초록색 크로스야. 네가 그게 떴을 때 해야 하는 건, 초록색 크로스 (내가 가야 하는 길)에 검정 박스 (내 비행기 포지션)를 정 중앙에 맞추는 거야. 그리고 flight director가 사라지고, approach 할 때, Bird를 띄울 수 있어. 


나 : Bird 가 뭔데..? 


행님 : 초록색으로 생긴 건데, 동그라미에 꼬리, 날개 두 개 양쪽으로 뻗어 있는 거야. 그걸 Bird라고 하는데, 나중에 그걸 따라가야 할 순간이 오면, 기억해. 3 degrees glide slope 맞추는 건,  비행기 꼬리가 horizon 라인 (하늘과 땅 구분 짓는 선)을 터치하면 돼. 


나 : 오 ~ 알겠어. 


행님 : 그거에만 또 꽂혀서 감독관이 하는 말 놓치지 말고, ROD vertical speed 다르게 줄 수 있으니까

조절 잘하고, 바람 방향 잊지 말고. 자 이제 브리핑 끝났으니까 연습 조금만 하고 쉬어. 오늘 수고 많았다. 


나 : 고마워!! 


나와 행님의 대화는. 간단하다. 


요점만 간단히! 



sim session day! 



승무원 교육 때, fire, door 트레이닝받는 건물로 갔다. Sim session 이 밤 10시 30분 시작이었다. 그러니 1시간은 브리핑일 거고, 9시 30분까지 건물에 가야 한다. 우버 아저씨가... 지도 안 따라가고 엄한 길로 빠져서 

9시 35분에 도착했다. 우버 아저씨가 잘못했든 뭐든.. 결과는 내가 5분 늦었다.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브리핑룸으로 갔다. 


세컨드 오피서 포지션 3명, 그리고 에어버스 캡틴 1명이 브리핑룸으로 이동했다. 캡틴과 우리들의 브리핑은 따로 진행되었다. 캡틴이 먼저 그리고 다음날 듀티가 있는 지원자, 나는 세 번째 순서로 시뮬레이터에 들어가게 되었다. 


같은 장소, 다른 느낌. 


내가 ITC 트레이닝 센터에 면접을 보러 오다니. 꿈꿔왔던 순간이었다. 나는 블랙 앤 화이트, 아니면 버건디 유니폼을 입고 교육을 받으러 이 건물에 올 때마다 보이는 여자 조종사들을 보면 멋져 보였다. 이제 내가 이 과정을 하나씩 거쳐 보니, 쉬운 일이 아니었구나, 더 멋지게 생각되었다. 


밤 11시, 브리핑 룸에서 내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심 세션을 심사하실 리비아 캡틴이 나를 심으로 불렀다. 

들어가기 전에 심호흡 크게 후 ~ 내 긴장들은 일단 밖으로 빼냈다. 


캡틴 : 신발이 높은데, 괜찮겠어?


나 : 그럴 줄 알고 준비했지. 


캡틴 : 역시, 우리 회사 크루들 준비성 좋다. 준비되면 자리에 앉아. seat 조절부터 중요하니까 알려줄게. 




보이기엔 프로페셔널 하게 보여야 하니 정장에 힐을 신고 갔다. 하지만 Rudder 페달을 조절하는데 힐은.. 어울리지 않으므로 신발주머니에 편한 신발을 챙겨갔다. 목에 걸리적거리는 아이디도 빼고, 재킷도 벗고, 내가 평소에 비행하러 갈 때의 느낌이다 최면을 걸고 조종석에 앉았다. 


seat control 위치, arm rest 위치 러더 페달 위치, 안전벨트까지 착용을 한 후, Runway 34 L에 포지션 된 330을 보았다. 


첫 번째 지시 사항 : take off, follow flight director.           


Runway 34 L에서 center line 맞추고, 캡틴의 rotation call out에 맞춰서 yoke를 올렸다. positive climb이 들렸고, "gear up" 콜아웃을 했다. 캡틴이 지시하는 altitude에 Rate of Climb을 맞춰서 서서히 이륙을 했다. 1000 feet이 가까워지면


 "1000 feet to go" 


내가 콜 아웃을 해야 하는 순간이 오면 했다. 그리고 주어진 bank angle을 맞춰가며 flight director을 따라갔다. 너무 긴장한 나머지, 내가 맞추어야 하는 헤딩보다 20도나 더 지나쳐버렸다. 


아이쿠


다시 20도를 왼쪽으로 돌렸다. 이번에는 캡틴이 화면을 VOR을 확인할 수 있는 것으로 바꾸었다. 

QDM, QDR intercept가 왔구나 싶었다. 내 포지션을 일단 먼저 찾으라고 하셨다. 나는 주어진 도하 VOR로 내 비행기 포지션을 찾았고, 캡틴이 준 radial을 intercept 하기 위해서는 어떤 헤딩으로 해야 intercept가 되는지 이야기를 했다. 매뉴얼로 비행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내가 캡틴에게 헤딩을 돌려달라고 콜아웃을 했었다. 


그리고 ILS approach! 


flight director 대신 행님이 이야기했던 bird가 나타났다. 천천히, glide slope, localizer에 맞춰서 런웨이로 다가갔다. 


" 1000 feet" 


"stabilize, continue" 


제일 짜릿한 순간이면서, 가장 집중해야 하는 타이밍이 왔다. 크로스 윈드 때문에 로컬라이저 맞추는 게 점점 더 어려워졌다. 어쩌면 내가 어느 정도 input을 해야 할지 몰라 필요 이상의 input을 넣은 것이다.  런웨이 센터라인에 맞춰 랜딩을 했다. Thrust retard 가 10 feet 정도 높았고, nose gear 내리는 건. 사실 생각이 나지도 않았다. 


캡틴은 비행기를 reposition 시켰다. 그리고 다시 제대로 된 랜딩을 하는 테크닉을 설명해 주셨다. 30 feet 콜아웃에 retard 하고, 그리고 flare 하다가 랜딩기어가 런웨이에 닿으면 비행기 기수를 낮춰주어야 앞쪽 기어도 제대로 내린다고 알려 주셨다. 


오케이! 두 번째 시도니까 아까보다는 잘할 수 있겠지! 손에 고인 땀들을 바지에 한번 쓱 닦아내고 두 번째 어프로치를 시작했다. 첫 번째 시도보다는 두 번째가 조금 더 나았다. 힘 조절도 했고, retard 하라는 때에 했고, runway에서 벗어나지 않게 러더도 썼다. 



FREEZE.! 


45분이 이렇게 끝났다. 


캡틴 : 오늘은 실제 교육이 아니라서 디브리핑은 없을 거야. 


나 : 오케이. 알겠어. 


캡틴 : 평소에 시뮬레이터로 연습 많이 하니?


나 : 컴퓨터에 깔아 두고 어프로치 연습은 종종해.  


캡틴 : 집중해서 잘했어. 어쩐지 연습하는 것 같더라. 나중에 교육이 시작되면 지금은 버튼 하나로 보이는 것 뒤에 숨겨진 많은 시스템들을 숙지해야 해. 쉬운 과정은 아니지. 그래도 비행하면서 조종사 훈련 끝낸 패기로 보면, 충분히 할 수 있을 거야. 남자들이 많은 곳이라 챌린지도 많을 거고. 오늘 수고했어! Good job done! 


나 : 고마워.. 오늘 옆에서 편안한 분위기 만들어 줘서 오늘 인터뷰 나도 최고의 컨디션으로 본 것 같아.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고 , 새벽 2시가 다 되어 숙소로 돌아왔다. 이렇게 지나간 일주일이 꿈만 같았다. 




2,3주 뒤에 결과가 나온다고 했다. 그런데 2,3주는 무슨... 혹시나 싶어서 혹시나 싶어서 하루에 두 번, 아침저녁으로 이메일함에 출근 도장을 찍었다. 


10월 26일 인터뷰 후, 10월 31일, 행님과 함께 한 LA day off에서 나는 합격 통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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