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읽는 시간, 1분. #5
문 밖을 나서다가 황급히 신발을 벗고 다시 들어온다.
"아, 외투."
푹푹 찌는 한여름에도 내가 외투를 챙기는 이유.
적정온도는 분명 26도라는데, 어딜 가나 내 체감 온도는 북극이다.
물론, 야외에 있다가 실내로 들어선 직후는 얘기가 다르다.
사무실 에어컨의 찬 바람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게 아니라, 직접 날 겨냥해 화살비처럼 쏟아진다. 이러다가는 한여름에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마시게 생겼다.
집에서는 더욱 가관이다. 내가 온도를 올리면, 여자친구가 온도를 내린다. 이 여자는 이상하다. 여름뿐만 아니라 꽃샘추위가 극심한 봄과 겨울 직전 찾아온 추운 가을에도 창문을 활짝 열어놓는다. 내가 춥다고 칭얼대면 날카롭게 한 마디 쏘아붙인다.
"껴 입어."
욕심. 그래, 욕심이다.
'삑-' -1도
'삑-' +1도
'삑-' -1도
'삑-' +1도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싸움. 그래서 이제는 내가 외투를 입는다.
한 여름 실내에서 외투를 입고 있으면 다들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본다. 어디 SNS에서 내 사진이 떠돌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한 여름 외투남.'
뭐 아무렴 어떤가, 이상하지만 양보 잘하는 사람이면 됐지.
.
.
.
나는 온도보다는 사람을 맞추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