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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잉절미 Nov 17. 2019

가장 오픈한 독서모임

잉절미 최신 멤버의 후기

브루미 


처음에 JB가 '독서모임 할래요?'라고 카톡을 보냈던 순간이 기억난다. 

2월 즈음에 시작했는데 여름까지만이라도 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참석했었다. 

내가 이렇게 오랫동안 한 모임 활동은 처음이다. 그것도 일하면서 모임을 4년 동안 쭉 이어나간다는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물론, 바쁠 땐 좀 쉬다나오기도 했지만) 

이것저것 해보는 것을 좋아하고 호기심이 많지만 한편으로는 같은 것을 쭉 하지 못하는 내가 어떻게 이렇게 오래 할 수 있었나를 생각해보면 잉절미, 스트레칭은 내가 아는 모임 중 가장 오픈한 모임이기 때문인 것 같다.


이 독서모임을 시작하기 전에는 독서모임에 대한 고정관념이 있었다. 독서 모임을 한다면 같은 책을 읽고, 각자의 서평을 한명씩 발표하는 형식일 것이라 생각했다. 드라마 스카이 캐슬에 나오는 독서 모임 정도까지는 아니어도 책을 읽지 않고서는 참석하기 눈치 보이고, ‘읽고 나눌 법한 급’의 책을 읽어야 하고, 다른 멤버들 앞에서 발표를 해야 할 것 같은 압박을 느꼈다.


강압적인 독서 모임의 예


그러나 잉절미, 스트레칭은 만화(a.k.a. graphic novel)나 웹툰을 읽고 나눠도 되고, 공연이나 영화를 본 후 감상평을 나눠도 되고 심지어 아무것도 읽지 않고 와도 괜찮다. 사전에 Read를 찾아보면 to look at carefully so as to understand the meaning of라고 나온다. 유심히 보고 핵심을 이해하는 것이 'read‘의 정의로 나오는데 반드시 활자가 아니어도 어떤 대상을 유심히 보고(읽고) 나눈다는 의미를 가장 포괄적으로 적용한 독서모임이 잉절미, 스트레칭이다.


잉절미, 스트레칭은 읽을 책을 고르는 방식도 자유롭다. 공통의 주제를 정하고 그 주제에 부합하는 책을 알아서 골라서 읽으면 된다. 보통 큰 범위의 주제로 정하기 때문에(예: 정치, 사랑, 환경) 사실상 어느 책이던 읽어도 되는 것과 같다. 모두 같은 책을 읽는 독서모임이면 책을 못 읽었을 경우엔 모임에 참석하면 안 될 것 같고, 다른 이들의 읽는 속도와 어느 정도 맞춰 가야 할 것 같은 압박을 느껴 힘들었을 것 같다. 내 속도로,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읽고 내가 나누고 싶은 얘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이 독서모임의 큰 장점이다.


또 새로이 참여하는 사람에 대한 불편함(텃세?)이 없고, 오랫동안 참여하지 않다 다시 참여하거나, 가끔 참여하는 인원에 대해서도 오픈하다. 부담감 없이 올 수 있을 때 오면 된다. 보통 한 번 오면 좋아서 쭉 참여하게 되지만!


어렸을 때부터 독서를 좋아했던 다른 멤버들과 달리, 나는 20대 초중반 이후로부터 자발적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독서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 부모님은 매주 도서관에 데려갔지만 싸구려 책이 아닌, 읽을 법한 책을 고르라고 하셔서 내가 읽을 책을 고르는 재미를 빼앗겼고 책을 읽지는 않아도 적어도 책을 들고 다니는 습관이라도 들여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엄마가 책가방 안에 책이 없으면 혼냈었다. 반면 나보다 한 살 어린 사촌 동생은 놀이터에서도 혼자 정글짐에 올라가 책을 읽을 정도의 책벌레라 그와 비교까지 당해서 학창시절 동안 책은 내게 늘 부담스러운 존재였다. 


그러한 내가 지금 4년째 독서모임을 이어가고 있다!

원래 책을 좋아하고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 아니어도 독서모임을 이렇게 오래 할 수 있고 또 이런 오픈한 형태의 독서모임도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그리고 막상 시도해보면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재미있을 수 있다는 것을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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