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아부지

아버지께 드리는 시

by 통나무집

한 많은 세상살이로

상처투성이였던

울 아부지 가슴에

조그만 아이가

둘이나 안겼더랬소.


두 아들내미

번듯하게 잘 키워보고자

거친 세상 속에서 동당거리며

빠듯한 살림살이로 푸닥치레하며

울 아부지 애를 많이 쓰셨건만


아부지 속내를 다 헤아리지 못했던 나는

울 아부지 허물이 부끄러웠고

아부지의 넉넉하지 못한 벌이가 원망스러웠소.


이제 내가

두 딸의 아비가 되어

내 자식들을

부족함 없이 입히고 먹여보겠다고

남 부럽지 않게 키워보겠다고

아등바등 밥벌이를 하며

허둥지둥 일터와 가정을 오가다 보니

이제사 깨달으요.


애비로서 느끼는 두려움이 얼마나 무거웠는지를,

아부지가 막아주셨던 풍파가 얼매나 춥고 매서웠는지를,


그리고


울 아버지 품 안이 을매나 넉넉하고 따스했는지를....


아부지...


하루 온종일

무정한 세상이

무자비하게 휘두르는 주먹질에

몸도 마음도

쪼그라들고 찌그러지고

움푹 패이고 우그러지고

그렇지만서도....


집으로 돌아가면

후다다닥 달려오는 작은 발소리에,

그 조그만 입에서

아빠, 아빠 하고

앙증맞게 울리는 목소리에

또 견딜 만 해지고 버틸 만 해지는 게

아버지인 것 같심니더.


그래도 아부지요.....

애비로 살아가는 게

참 쉽지 않으요.

아부지는 그렇게도 험난한 세월들을

우찌 그리도 잘 버텨내셨소.

지가 사는 세상은

아부지가 감당했던 시상살이맹큼

무지막지하지도 않을 텐데도

지는 요로크롬 허덕이며 살고 있으요.


때론 아버지라는 이름이 무겁게 느껴질 때

아부지께서 짊어지셨던,

그 모진 무게를 헤아려 봅니더.

그러면...

지 어깨에 놓인 그 이름의 무게가

한결 가벼워지더이다.


















keyword
월요일 연재
이전 06화연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