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야 내가 일을 끌고 갈 수 있다
직장인 인사이트 시리즈 #08
업무가 내려왔다.
고민은 필요 없다. 어떻게 빨리 끝낼지만 생각한다.
부서장님이 원하는 마감기한보다 빨리 보고를 드린다.
"벌써 다 했어? 대단한데~"
칭찬 한 마디에 스스로가 대견해지면서, 뿌듯한 퇴근길이 이어진다.
여기까지만 업무를 생각하면, 항상 누군가가 주는 숙제에만 익숙한 것이다.
왜냐하면, 부서장은 과제를 주면서 이런 말은 하지 않는다.
"김 대리, 회사에서 과제가 내려왔는데, 이걸 왜 해야 하는지 고민해 봐"
대신, 이런 말이 더 익숙할 것이다.
"이건 전무님 관심사항이니까, 빨리 처리해 줘"
"저, 지금 팀장님이 시키신 다른 일 하고 있는 중이었는데요"
"지금 그게 중요해, 이것보다 빨리 처리해"
(이 때부터 눈치없는 사람 대열에 합류할 수도 있다)
물론, 직장생활에서 적기에 일을 마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왜 이 일을 하는지에 대한 고민도 해야 한다.
업무시간 중에 할 여유가 없다면, 일을 마무리해 놓은 뒤에라도 생각을 해 봐야 한다.
이 업무가 지금 시점에, 회사에 필요하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짤은 지식과 경험으로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거기서 고민을 멈추면 더 이상의 성장은 없다.
주변에 이 상황을 나보다 잘 알만한 사람과 얘기를 나눠본다.
"전무님이 갑자기 1분기 실적을 보자고 하시는데, 왜 그런지 아세요?"
하지만, 나랑 친한 동료에게서 한 번에 명쾌한 해답을 얻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나의 궁금증에 답을 알려 줄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도 고민해봐야 한다.
그렇게 질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커져간다.
뭔가 정리되었다는 생각보다는, 내가 알 수 있는 것, 할 수 있는 것은 없다는 생각이 앞선다.
그렇게, 서서히 일에 끌려가는 삶에 익숙해지게 된다.
하지만, 내가 주도적으로 일을 끌고 갈려면 업무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네트워크도 넓혀가야 한다.
내가 이 일을 왜 하는지를 알아야, 상대방이 어떤 자료를 원하는지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똑같은 데이터라도, 어떻게 가공하느냐에 따라서 전혀 다른 숫자의 조합으로 보일 수도 있다.
이렇게 업무에 접근하는 습관이 들게 되면, 자연스럽게 요즘 회사 돌아가는 것도 보인다.
더 나아가서, 앞으로 변화까지 예상해 볼 수 있다.
모를 때는 안 보였지만, 알게 되면 그냥 하늘에서 뚝 떨어진 업무는 없다.
그 업무를 해야 하는 이유가 생겨서, 그 일이 나에게 온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불 필요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된다면,
당장 자리에서 일어나서 팀장님께 가서 건의해라.
"팀장님, 제 생각에는 이 업무가 예전에는 필요했는지 모르지만, 지금은 활용 가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보고서에 들어가는 일부 데이터는 의미가 있으니, 이 부분만 발췌해서 보고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선/후행 업무가 파악이 안 되고, 아직 대안이 떠오르지 않았다면 지금은 타이밍이 아니다
(직장에서 무언가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도 의미 있지만, 타이밍을 잘 잡는 것도 실력이다)
팀장님은 당신의 얼굴을 보면서 당돌하다는 표정을 지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속으로는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
"이 친구, 보기보다 진국이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서, 신뢰가 쌓이는 것이다.
직장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