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의 주소-
눈발 한 둘 날리는 겨울 한복판 월요일 아침.
사거리 투썸 테이블 위
연한 커피잔 , 조금 덜 연한 커피잔, 진한커피잔
커피 세 잔이 수풀레 케익 한 조각 을 놓고
앉아 거리 풍경을 본다
사방이 잘 보이고 조금 멀게 느껴지는 출근 풍경이 영화 같다
소돔과고모라 이야기를 하면서도 살아온 길을 뒤돌아 보느라
한발 늦어 늘 뒤처지는 조금 연한 커피잔.
성질급해 늘 한발 앞서가는 진한 커피잔은 오늘도
조카 시아버지의 친구인 이태리 노인의 심플한 마지막 이별인사법을 조기레슨 하려고
혼자 저만큼 앞서가고
멀...더 바라는가
아침산책. 아침 밥상에서 해방된 커피한잔
달달한 수풀레 한 조각
오늘도
가장 연한 큰언니커피잔이 달래며
나란히 길을 간다
심플한 세 자매 아침 생일 조식
큰 언니 생일 아침 조식상이다.
전 날 큰 언니 집에서 자고 아침 산책을 길게 한 후
커피 한 잔과 수풀레 한 조각씩으로 생일 조식을 하자고 의견 통일을 했는데
우리 셋 모두 아주 행복했다. 일체의 가사노동과 식구들 인생간섭에서 모처럼 해방된
오롯이 우리 만의 시간을 가졌으므로 .
그런데 놀랍게도 찻잔 세개는
진한 커피 . 가급적 물 섞지않고 엑기스 만 먹고 싶어하는 커피잔의 주인인 나는
가보지 않는 미래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며 항상 미리 걱정하고 준비하는 사람이고,
중간색 커피잔의 주인인 작은 언니는 이제 깨달은 마음이 잘못 살은 것 같은 지나간 과거에 대해
회한이 많은 이야기를 주로 하며 ,그날도 뒤돌아보는 소돔과 고모라 이야길 했다
연한색 커피잔의 주인인 큰 언니만이 현실에 늘 만족하고 행복하고 고마워하며 산다는 것.
모두 우리 자신의 모습이었던 것이다
내가 들고 있는 찻잔이 바로 나다 .
마음을 현재라는 주소에 두는 것..그런데 쉬운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