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마리아쥬프레르 티하우스 찻잔

- 힐링 찻잔에 인문학을 더하다-

by tea웨이


덥다. 자율 신경이 망가져 가는 내 몸이 젤 견디기 힘든 계절이다. 어지간한 더위에도 땀 한방울 안 나고 보송보송 했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립다. 땀이 빗방울처럼 뚝뚝 떨어진다. 날은 더웁고 글은 안써진다. 그러나 나는 써야 한다. 그것도 잘 ..쓰고 싶다..몇 번을 쓰고 지우고 또 쓰고. 쓰면 쓸수록 내가 생각한 글이 아니고 이상하게 써진다. 잘 쓰고 싶은 욕망은 쓴 글마다 맘에 안 찬다. 또 지우고 .. 지우고 지우다 보니 화요일이 넘어가는 12시가 몇 분 안남았다. 다 지우고 몇 개 안 남은 글을 가지고 뚝딱 한편을 만든다.


맘에 안 들고 부족한 글이라도 약속이니 발행을 눌러야 하나, 내맘에도 안 드는 글을 누구에게 보여주나

발행하지 말고 그냥 쉬어야하나 .두 마음이 계속 다툰다. 결국 발행을 누른다. 누르고 수정해도 된다는 생각에...역시 글은 못 속인다. 고맙게 글 읽어주시는 분들이 바로 반응을 보인다. 삭제할 수도 없고...

마음이 편치 못하다. 그러나 이 과정도 받아들이자. 그렇치 않으면 글쓰기가 의무감과 나에대한 실망감으로만 남을 테니 .





블루 ,그 색에도 끝이 있고 그 색 절정 이미지를 찾으라면 나에겐 당연 영화 '헤밍웨이인 하바나'

의 카리브해 바닷빛이다. 마음에 품은 것들을 온몸으로 다 발산하는 찐 블루 .

그 블루빛처럼 자기 재능을 온몸으로 남김없이 발산하여 성공이라 말하는

시상대까지 올라서서 트로피를 받고 축배를 든

거장 들의 다음 단계는 무얼까


주말만 돌아오면 긴장을 했다.

공간을 열어 놓았으면 당연히 손님이 많은 것이 좋다

찻집의 찻잔은 찻잔을 불러 손님이 한 명 오던 날도 있었는데 휴일에는 자리가 없어서

기다리시는 분도 생길 정도이니 찻집으로 자리를 잡았다고 할 수 있겠다

자리를 잡았다는 것은 어떤 길에서 정점에 이르렀다는 것. 역으로

어떤 식으로든 방향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새로운 찻잔을 시도한다는 것은

결정 하나 잘 못하면 돈이 아깝게 날아가 버릴 수도 있고

“ 이전의 것이 더 나은 데......”

바꾼 것이 더 최악의 선택일 수도 있다.

뿐인가 결과에 대한 책임도 오롯이 혼자 지는 일이라서

외롭고 힘든 일이었다.

더구나

“지금쯤은 다른 나라 모방이 아닌 우리 만의 한국적인 디저트,

애프터눈 티세트 있어야하지 않나?"

"혼밥이 대세인데 찻잔도 이제 우리 식의 혼 찻잔 혼 다관이

나와야 되지 않나? 왜 작가들은 안 만들지 "라는

시골 찻집의 찻잔으로는 과한 고민까지 하는 날엔

머리가 터지고 귀찮아 그냥 편히 지내고 싶은 유혹도 강렬했다

. 내 찻잔은 고민 중이었다.


공간을 더 확장해야 할 것인가 ? 그냥 이대로 머물러야 할 것인가 ?

서울 사는 지인이 시골에 쓸데없이 더 투자말고 오피스텔 한 채 사서 월세 받으라고ㆍ

딱 그만큼 의 돈이 남았었나보다



20150407_124133.jpg




마르코폴로는 마리아쥬푸레르라는 프랑스 유명 홍차브렌드에서 나오는 홍차입니다 . 중국홍차베이스에 베리 과일향에 티벳 꽃향을 첨가한 . 파리 시내 중심가의 한적한 골목길에 건물 자체가 골동품인 마리아쥬프레르 상점 및 카페가 있습니다. 카페 쇼윈도에 빨간 승려복의 티벳 승려이미지가 메인으로 걸린 ...그 건물 이층 구석 햇살 잘 드는 자리에 찻자리를 예약하겠습니다. 한 생을 깔끔하게 세탁한 영혼이 새 영혼으로 갈아입은 것을 축하하듯이 여러번 삶아 약간 낡은 냅킨이 새하얀 테이블보 위에 정성스레 개어진 낡은 테이블. 중국다관에서 손님들의 자세에 맞춰 수시로 변신하며 숙성되었을 것 같은 느낌의 긴 엔틱의자 . 명품 로얄코펜하겐처럼 얇지도 화려하지도 않고 투박하고 단순하지만 그래서 좋은, 찻잔입술이 두툼해서 편안한 찻잔. 드디어 등장한 우주선 같은 티 팟, 은빛 우주선이 불시착한 것처럼 살짝 테이블에 앉습니다. 미리 준비해 준 마르코폴로 홍차를 찻잔에 조르륵 따르면 티웨이, 차의 길 이 열리면서 티타임이라는 새로운 시간이 흐르고 그 시간 속에서 저 두 여자와 같이 했던 내 마음 속의 상처 고통 두려움 슬픔 아픔 이 조르륵... 조르륵 치유가 됩니다 .약간 맑은 갈색의 차색과 아직 화장에 익숙하지 않은 풋풋한 청춘들이 쓰는 로션같은 세련되지 않는 향의 마르코폴로 . 중국홍차 베이스에 베리과일향에 티벳 꽃향을 첨가했다던가 ..........

굼꾸는 새 버전을 찾아 끊임없이 항해한 마르코폴로처럼 새로운 소설가의 영혼으로 가서 새 인물로 재탄생 하길 빌며.




프로방스의 레되갸르송 카페, 파리 레 되 마고 카페의 진한 에스프레소 찻잔은 투박하고 흰색 기본에 충실할 뿐 맛과 찻잔은 중요하지 않아 보였다.

커피맛과 찻잔이야기보다 예술에 대해 격렬한 토론의 일화,스토리.

남자의 재능을 키우려고 자신의 재능은 남편 살림의 일상에 매몰되어 점점 빛을 잃어갔던

재능있는 여자들 이야기와 ..그렇게 살지 않으려고 날마다 카페에 나와서 토론과 글을 썼던

사르트르와 시몬느드보바르 두 지성의 이야기.

찻잔이 인문학의 베이스 캠프가 되었구나


힐링만이 찻잔의 중요한 가치인 줄 알았던 나를 눈뜨게 해 준 찻잔

찻잔에 인문학을 깔고 문화공간을 만들었다.

마지막 남은 돈을 털어 공간을 확장했다



keyword
이전 22화Les deux garçons , 레 되 마고카페 찻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