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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나 Jan 31. 2021

01/ 연재를 시작하며

그림을 그리는 신설화 작가의 손과 글 쓰는 이지나 요안나의 손

  

나, 이지나 요안나는 태어난 해에 유아세례를 받았다. 음력 생일 즈음의 성녀로 세례명을 받아 이지나에서, 요안나로의 삶을 시작했다. 학창 시절엔 첫 영성체도, 주일학교도 다녔지만 20대 때보다 30대에 더욱 열심히 성당 생활을 했다. 가족 중 유독 열심이던 엄마와 둘째 딸로 성당 오가는 길을 즐기고, 그 시간을 나들이처럼 생각하던 모녀로 살아왔다. 물론 이 시간은 엄마가 돌아가신 후에도 그 시간이 무척이나 큰 위로가 되어준다.     


본당이 아닌 성당에서 미사 때 전례 봉사를 하는 전례단에 들어가며 회합, 성서 모임 공부 등을 이어가며 말씀과 문장을 통해, 성가대의 음악과 신부님, 수녀님, 성당의 친구들을 통해 주님을 만나고, 매일 크고 작은 은총을 체험하며 살았다. 타인의 눈에는 잘 보이지 않는 것들이 내 눈에는 잘 보이고, 늘 주일 미사를 다녀오면 감사한 것들이 많았다.      


늘 저녁에만 미사를 가다 우연히 낮에 갔을 때, 스테인드글라스에서 빛나는 빛의 부서짐, 제대 앞의 꽃의 아름다움, 성모상 앞에 누군가가 두고 간 꽃다발, 성가대의 특송 등등. 어쩌면 많은 이들이 지나치는 풍경 속에 찰나의 아름다움을 찾아내고, 그것을 글로, 사진으로 나눌 수 있는 재능이 있어서, 주님께서 나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무언가가 있으신 것 같다는 생각을 종종 했었다. (사실 그간 참 많은 수녀님에게 “수녀원에 올 생각 없냐.”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진지하게 생각해보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젠 그 시기도 다 지나고, 내 삶 안에서 꽃 피어갈 이야기, 해인 수녀님의 말씀처럼 “문서 선교”, “글로 나누는 신앙 이야기”를 이어 가려고 한다.)     


주일 미사를 다녀오면, 늘 쓰고 싶은 이야기가 생겨서 어떻게든 공유하고 지내던 몇 년의 시간이 흐르고, 오랜 친구이자 디자이너인 -현재는 평화 상점 SARAH를 운영하는 (2021년 세례성사를 앞두고 있고, 내가 대모를 서기로 했다.) 신설화 작가와 함께 한 달에 두 번, “요안나의 홀리 저널”을 시작하게 되어 무척 기쁘다.     


신앙 안에서 만나고, 연결된 이들을 통해 분명 삶이 훨씬 더 따뜻해지고, 편안해졌다고 느낀다. ‘누군가 널 위해 기도하네.’ 란 성가도 있듯이, 타인의 기도를 통해, 또 나를 신앙으로 이끌어준 이를 통해, 우리가 연결되어 있고, 또 만나지 않아도 기도로 전달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음을 체험한다. 2021년, 그 체험은 물론 다양한 신앙 속 이야기를 이 페이지에 전달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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