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지나 Mar 14. 2021

04/성 요셉 성인과 잠자는 성 요셉 상

  

천주교에서 3월은 성 요셉 성월이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성당에선 미사 전 ‘성 요셉 성월 기도’를 드린다. 성 요셉 성인은 ‘노동자의 수호자’란 칭호를 받기도, 임종하는 이의 수호성인이기도 하다. 그래서 성 요셉 성월 기도는 ‘또한 죽을 때에 저희를 지켜 주소서.’로 마무리된다. 만물이 깨어나고, 환한 봄날, 이 성월 기도문을 통해 삶에 대해, 죽음에 대해서도 묵상하게 된다.      


그림이나 조각에서  요셉 성인은 주로 아기 예수를 안거나, 목수 일에 필요한 물건을 들고 있는 것으로 그림 속에서 표현이 되는데   전부터는 <잠자는  요셉 >  유명해졌다.  이유는 바로 프란치스코 교황님 덕분이다. 언젠가 숙면의 비결을   요셉  밑에 고민거리를 적어두고 주무신다고 이야기하신 적이 있기 때문이다.


잠자는  요셉  신심은 요셉 성인이 잠을 자면서 하느님의 뜻을 듣고, 자신에게 닥친 갈등과 고민을 해결했던 것에서 비롯되어 우리의 고민과 걱정을 요셉 성인의 전구를 통해 하느님께 믿고 맡긴다는 믿음으로 이어진다.


지난해 이탈리아 성지순례를 다녀오면서, 바티칸 성물방이나, 로마 시내 성물방에서 유일하게 사고 싶었던 성물이 바로 이 <잠자는 성 요셉 상>이었다. 성상은 고무로 만든 작은 것부터, 크기가 소재가 다양했다. 바티칸 쿠폴라 위의 성물방에서 작은 성상을 찾고, 그것을 사려고 성물방을 지키는 수녀님께 말씀드렸는데 “한국 분이세요? 요즘 교황님 덕분에 이 성상이 인기가 많아요. 이 크기는 지금 이게 마지막이랍니다.”라며 나에게 꺼내 주셨다. 그리고 좀 더 천천히 성물방을 둘러보다가 올리브 나무로 만들었다는 (색도, 나무 조각도 정교하고 아름다웠다. 단순 성상이 아니라, 하나의 조각 작품 같았다!) 성상이 오래 마음에 남아있었다.      


나는 내 것으로 고무 재질로 된 작은 것 하나와 아빠에게 선물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올리브나무를 깎아서 만들었다는- MADE IN ITALY 성상을 샀다. 마리아의 남편이자, 예수님의 양아버지인 성 요셉. 같은 아버지의 마음이 전해지길 바라며, 그리고 잠을 주무실 때 푹, 숙면하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리고 지난해 3월 19일. 성 요셉 성인의 축일에 아빠에게 전해드렸다. 가톨릭 세례를 받으셨지만, 냉담자인 아빠. 돌아보면 친할머니부터 이어진 신앙이지만 아빠는 한참 멀리 계셨다. 그래도 멀리서 딸이 아빠를 생각하며 사 오고, 축복도 받은 이 잠자는 성 요셉 상이 아빠에게도 좋은 기도의 도구이기를 바라게 된다.     


부모님과 함께 나이 드는 성물이 있는 것, 그리고 훗날 그것이 아빠의 유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작은 성상 하나에 시간이 담기고, 기억이 담기며 잊히지 않는 의미가 된다.


성물 하나에 깊어지는 신심, 성물에 집착하지 않고, 그저 어떤 마음이 고취될 수 있다면••

그 의미는 넓고도 깊다. 믿고, 따르고 의지하며!


 ------------------------------------------

이지나 요안나 @lifeisjina

쓰거나 쓰게 하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신앙 안에서의 다양한 인연과 깊은 체험을 이 연재에 담아보려고 합니다.


신설화 @shinseolhwa

좋아하는 것을 그리고 만듭니다.
평화의 상점 사라와 카드 숍 P.S. draw and make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요안나의홀리저널  매달 2/4 주일 아침에 연재합니다.  


참고)

http://cryingsower.com/sleeping-saint-joseph/

https://www.vaticannews.va/ko/pope/news/2020-12/papa-francesco-lettera-patris-corde-san-giuseppe.html



이전 04화 03/신앙 안에 함께하는 도반의 힘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