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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대생의 심야서재 Oct 13. 2024

출판사에게 출간 제안을 받는 방법

3. 출판사가 나에게 찾아오게 만들기

출판사가 나에게 찾아오도록 유도하는 방법, 나도 마치 족집게 과외처럼 그 비결을 당신에게 명확하게 제시하면 좋겠지만, 사실 '이거다!'라고 단정 짓기란 결코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추측할 만한 근거는 있다. 이번 글에서 그 이야기를 다뤄보고자 한다.


출판사가 나를 찾게 하려면, 내가 어디에 있는지 명확하게 알려줘야 한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사람들이 자주 놓치는 부분이다. '내가 블로그나 브런치에 글을 올리면 열심히 읽어주겠지? 그리고 사람들이 매력적이라 생각할 거야!’라고 짐작할 수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출판사는 개인 블로그나 브런치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아주 냉정한 시장이다. 출판사가 우연히 당신의 블로그를 찾고 당신이 경쟁력이 있는 글을 쓰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아챌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블로그 방문자 수를 확인해 보면, 하루 평균 10~20명에 불과할 가능성이 높다. 그 방문자들 중 출판사 관계자가 포함될 확률은,  마치 단테의 7 지옥에서 선한 행동을 한 인간을 찾아내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다.


또한, 출판사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타깃 독자층을 명확하게 설정하고 그에 맞는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도 중요하다. 독자가 원하는 글을 쓰면 출판사를 찾지 않아도 독자가 나를 찾아내고 독자는 출판 관계자를 호출한다. 이것은 끌어당김의 법칙이다. 관계자들이 작가를 발견하는 경로는 실로 다양하다. 가령, 출판사는 종종 글쓰기 공모전을 통해 새로운 작가를 찾는다. 이런 공모전에서 수상 경력을 쌓는다면 출판사의 눈에 띌 확률이 크게 증가한다. 나 역시 브런치북에서 금상을 수상한 경험이 있는데, 그것이 출판사에 나를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내가 그저 블로그에 일상 글을 올리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큰 사건이었다.


브런치 매거진에서 정기적으로 글을 발행하는 건 어떨까? 시대의 흐름이나 트렌드를 반영한 글을 쓰더라도 조회수가 폭발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나는 2016년부터 브런치에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초창기 몇 년 동안은 브런치 메인에 자주 소개되었고, 에디터의 선택을 여러 차례 받기도 했다. 이러한 노출 덕분에 출판사에서 내 글을 보고 출간 제안을 하는 행운을 누리기도 했다. 조회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은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내 글을 접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중에는 출판 관계자도 포함될 수 있다. 그들은 항상 가능성 있는 작가를 발굴하기 위해 인터넷을 뒤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사례로는 SNS를 통한 적극적인 홍보가 있다. 출판사 편집자들은 트위터나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 미디어에서 트렌드를 읽고, 재능 있는 작가를 찾아내기도 한다. 어떤 작가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꾸준히 짧은 글과 생각을 게시했는데, 그 게시물들이 꾸준히 인기를 끌면서 출판사로부터 연락을 받게 되었다. 그가 보여준 꾸준함과 감각적인 표현이 출판사의 눈을 사로잡았던 것이다.


하지만 출판사의 눈에 띄기 위해서는 조회수를 폭발시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더 나아가 조회수를 얻으려면 플랫폼 에디터의 선택을 받는 것도 필요하다. 역시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우리는 더욱 창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그래서 나는 내성적이고 부끄러움이 많은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출판사가 주관하는 북클럽이나 오프라인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출판사 편집자나 기획자의 눈에 띄는 것은 출간의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나 역시 한 오프라인 모임에서 출판사 대표를 만나 출간의 기회를 얻은 경험이 있다. 내향적이고 소심한 I형 성격의 나에게는 큰 도전이었지만, '망고 시루 케이크를 먹으려면 대전까지 직접 운전해서 내려가서 줄을 서야 한다’라는 격언처럼, 출세(?)를 위해서는 과감히 나서야 했다. 코로나 이후 한 번 참석한 오프라인 모임에서 운 좋게 출판사의 관심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고, 그 덕분에  두 번째 출간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온라인으로 승부가 안 된다면 오프라인에서 승부를 걸어보는 것도 좋다.


다시 말하지만 나는 브런치북에서 수상한 경험이 있다. 수상을 하게 된다고, 무조건 출간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다만 수상을 계기로 강의 제안을 받기도 한다.  수상 경력 덕분에 문화센터, 도서관, 평생학습관 등에서 강의를 진행했고, 기업에 출강하면서 관계자에게 제안을 받아 세 번째 책을 출간하는 데 성공했다.


나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출간 제안을 받았다. 브런치에 발행한 글이 조회수를 모으며 출판사 대표의 눈에 띈 경우도 있었고, 출판사 대표를 오프라인 모임에서 직접 만나 제안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또 강의에서 만난 강의 에이전트 대표로부터 출간을 제안받은 사례도 있었다. 이처럼 여러 경로가 있었지만, 그 모든 기회들의 공통점은 바로 대외적인 활동뿐만 아니라 '꾸준한 글쓰기’라고 생각한다. 블로그든 브런치든 어디서든 나는 끊임없이 글을 썼다. 그러나 무작정 쓰는 것이 아니라, 주제를 명확히 설정하고 그에 따라 일정을 만들고 체계적으로 글을 써나가며 성장해 나갔다. 정기적으로 글을 쓴다는 것은 곧 주제가 분명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주제가 명확하지 않다면, 그저 일기 수준의 글만 양산하게 될 것이다. 주제를 정하고 일관성 있는 목차를 작성하면  꾸준히 글을 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되고, 글에 필요한 자료를 수집하는 과정 또한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이러한 철저한 준비와 실행이야말로 성공의 열쇠였던 셈이다.


예를 들어, 브런치북을 준비할 때는 20일 계획을 세우고 매일 4천 자의 글을 작성했다. 주말에는 몰아서 2~3편의 글을 써두고, 발행일에 맞춰 퇴고한 뒤 발행했다. 이는 철저한 실행의 결과였다. 그렇다면 이러한 실행력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내적 동기든 외적 동기든, 작지만 강렬한 불씨라도 있어야 꾸준함을 유지할 수 있다. 20일이든 30일이든 매일 글을 쓸 수 있는 열정은 결국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겠다는 굳은 신념에서 나온다. 물론 그 약속을 어긴다고 해서 세상이 무너지는 것은 아니다. 독자와의 약속도 아니고, 오직 스스로 만든 약속일뿐이다. 하지만 자신과의 약속조차 지키지 못하면서 출판사의 주목을 받기를 바란다면, 그것은 욕심이 지나치지 않을까. 이는 마치 '자기 살도 못 빼면서 남에게 당을 줄여야 한다느니 간헐적 단식 따위를 하라고 충고하는 것'과 같다. 20일 목표조차 달성하지 못하는 끈기로 과연 누가 작가로서의 자격을 인정해 줄 수 있을까?


출판사는 꾸준함을 요구한다. 최상의 성과물을 20일, 혹은 40일 이상 유지하기를 기대한다. 출판을 위한 글쓰기는 동일한 수준의 글을 40편 이상 완성해야 하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겉보기에는 쉬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생각이 많거나 고민이 취미인 사람에게는 그 목표가 더욱 힘들게 느껴질 것이다. 그렇기에 때로는 무모한 용기가 필요하다. 깊이 생각하지 않고 단순히 실행하고, 피드백을 하며 결과를 기대하는 것이 오히려 나을 수 있다.


출판사는 이러한 사람을 거부한다. 꾸준히 자신의 필력을 글로 표현할 수 없는 사람, 감정에 따라 어느 날은 원고를 쓰고 어느 날은 쓰지 못하는 사람, 매번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를 기다리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 혹은 조금만 비판을 받아도 쉽게 포기해 버리는 사람, 글쓰기 모임에서 단체로 작성한 듯한 식상한 원고를 습관적으로 투고하는 사람은 원하지 않는다. 성실함과 꾸준함은 이 세계에서도 기본 중의 기본이다. 그 기본이 작가를 만들기 때문이다.


나는 또다시  20일 계획을 세웠다. 브런치북이라는 목표를 두고, 예전과 같은 마음가짐으로 임해본 것이다. 매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한 편씩, 총 20편의 글을 완성했다. 그리고 지난 금요일, 출판사로부터 제안을 받았다. 그것도 꽤 지명도가 있는 출판사였다. 물론 결과론일지 모르지만, 목표를 설정하고 꾸준히 과정을 돌파하지 않았다면 절대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무식하게 목표만 세워서는 안 된다. 구체적으로 매일 글을 쓰기 위한 시간을 정해 꾸준히 실천하거나, 주제에 맞는 자료를 수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글을 작성하는 등의 실질적인 행동이 필요하다. 또한 다양한 분야를 연결하는 통찰력과 시류를 읽는 감각도 필요하다. 이러한 통찰력과 감각은 글쓰기 재능과 더불어 작가로서 성공을 위한 중요한 요소다. 게다가 요즘은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능력도 중요해졌다.


나처럼 파워 INFP 성향의 즉흥적이며 게으른 인간도 계획적으로 살아가며 목표에 다가설 수 있다면, 당신에게도 희망이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오늘의 글을 마무리한다. 당신에게도 간택의 포스가 함께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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